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때 좌초 위기로 몰렸던 ‘광주형 일자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방분권과 지방 일자리대책의 기반으로서 광주형 일자리를 앞세워 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업의 성패는 이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정청 협의 등을 통해 광주형 일자리에 필요한 예산과 복지를 전면 지원할 것을 약속하면서 관련 사업의 진행을 뒷받침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정 합의를 통해 임금을 어느 정도 낮춰 일자리를 유치하면 지자체가 주거와 복지 등을 제공하는 사회통합형 일자리사업을 말한다.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 방식의 완성차 공장을 광주에 세우는 방안이 논의돼 왔지만 적정임금 수준 등을 둘러싼 노동계의 반발로 제자리를 걷다가 다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광주를 찾아 이번 사업의 성공을 도울 것을 약속하면서 광주시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24일 광주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노동계를 비롯한 모든 당사자의 참여를 통해 (광주형 일자리의) 투자협약이 성공적으로 체결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광주형 일자리에 관련된 노동자를 위해 공공임대주택과 행복주택을 제공하는 것을 제시했다. 유치원, 고용센터, 체육센터 등의 간접시설 설립과 관련 사업부지인 광주 빛그린산업단지의 진입도로 개설도 지원하기로 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예산을 당에서 책임지고 최대한 지원하겠으니 광주시와 노동계가 합의만 하면 된다”며 이 대표를 거들었다.
이 대표에게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은 중요한 사안으로 꼽힌다. 광주형 일자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선거공약이라는 중요성과 더불어 이 대표가 강조하는 지방분권과도 연관돼 있다.
광주형 일자리가 자리를 제대로 잡는다면 같은 일자리 모델을 다른 지역에도 적용해 지방 전반의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지방분권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이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국가균형발전과 새 일자리 정책을 위한 중대 과제”라며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을 반드시 이끌어내 ‘군산형 일자리’와 ‘부산형 일자리’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경제적 돌파구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광주가 민주당의 텃밭인 점을 감안해 민주당 대표로서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을 뒷받침해 지지 기반을 다져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는 대표 선거 과정에서 광주를 찾았을 때 광주형 일자리의 사업 부지를 찾아 “광주의 고용률이 전국 평균을 계속 밑돌고 있는 만큼 일자리 만들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이 대표가 광주형 일자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을 내놓았지만 임금은 물론 생산차종과 광주 지역의 부품회사 참여 등을 놓고 실제 협상주체인 광주시와 노동계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도 많아 성공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광주시와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25일 첫 원탁회의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의 투자유치 협상과 관련된 세부 조건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약속대로 광주형 일자리의 예산 등을 지원하려면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을 심의하기 시작하는 11월 전에 관련 논의가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이 대표도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의견을 모아 문제를 푸는 사회적 합의도 매우 중요하다”며 “많이 늦었지만 그런 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