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세대(5G) 스마트폰의 출시 시기에 맞춰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규격의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5G 스마트폰의 온전한 성능 구현을 위해 구동 속도가 빠른 메모리반도체가 필수로 꼽히는 만큼 삼성전자가 기술을 차별화해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할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전자전문매체 WCCF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의 기술 발전에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5G 스마트폰 출시가 본격화되며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8기가 모바일D램, 512기가 스마트폰용 메모리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공급하며 스마트폰의 고성능화에 따른 메모리 용량 증가를 주도해 왔다.
하지만 5G 스마트폰에서 활용이 확대될 초고속 통신과 인공지능 기술, 4K급 이상의 고화질 콘텐츠 등을 지원하려면 메모리반도체의 최대 용량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변화에 맞춰 아예 규격을 달리한 새 메모리반도체를 출시해 구동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며 5G 스마트폰의 활용성을 높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WWCF테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퀄컴이 홍콩에서 개최한 5G사업 설명회에서 UFS3.0 규격의 낸드플래시와 LPDDR5 규격의 D램 출시 계획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UFS3.0은 기존 최신 규격인 UFS2.1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2배로 증가하는 새 규격이다. LPDDR5 D램은 LPDDR4X보다 50% 높아진 초당 최대 50기가 이상의 전송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 용량 증가가 데이터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넓히는 일이라고 한다면 새 규격을 도입하는 것은 데이터가 오갈 수 있는 통로를 확장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새 규격의 메모리반도체 개발이 5G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2019년부터 순차적으로 제품을 상용화해 출시할 계획을 내놓았다.
샘모바일 등 외국언론은 내년 상반기 출시될 삼성전자의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의 5G 모델에 UFS3.0 낸드플래시가 처음으로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중국 화웨이와 LG전자 등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업체도 5G 스마트폰의 출시 계획을 공식화한 만큼 새 규격의 낸드플래시와 D램 탑재를 적극 검토할 공산이 크다.
5G 스마트폰이 기존 LTE 스마트폰과 확실한 차별화를 증명하려면 고속 통신을 활용한 기능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구동돼 체감 성능과 콘텐츠 사용 경험 등을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최근 한 기술포럼에서 "5G 시대에 스마트폰이 사물인터넷과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서비스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며 "2019년부터 상용화될 UFS3.0 메모리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를 보였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UFS3.0 메모리 출시 계획을 2021년으로 잡아두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아직 개발 계획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5G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차세대 규격의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수년 동안 대부분 독점하면서 성장 기회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 스마트폰에 필요한 메모리의 성능과 전력 효율 등 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첨단 기술 발전을 중요하게 인식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차량용 반도체기술을 UFS3.0 표준규격으로 인정받는 데도 성공했다.
5G 텔레매틱스(자동차용 통신장치)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전장부품에 사용되는 반도체도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점하기 유리한 위치에 놓인 셈이다.
전자전문매체 트러스티드리뷰는 "UFS3.0 메모리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기술 혁신을 이끌 잠재력을 갖춘 기술"이라며 "기기에 과부하를 걸지 않고 고성능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LPDDR5 기반 D램 역시 전력 효율과 성능 측면에서 강점을 갖춰 5G와 인공지능 기기에 적합한 만큼 스마트폰과 PC에 사용되는 D램의 기본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