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10-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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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로보어드바이저로 투자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내놓으며 운용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에 완전히 맡겨 투자 결정을 하기에는 기술력이 부족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KB국민은행(위부터)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의 기업로고.<연합뉴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성과가 일반 예·적금 상품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에 기반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동으로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자문과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시스템을 의미한다.
금융 정보통신(IT)회사 코스콤이 점검한 로보어드바이저 성과 분석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에서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의 연간 수익률은 1.25% 수준이었다. 운용 기간은 대부분 2년 남짓으로 누적 수익률도 2.83%에 그쳤다.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져 펀드 수익률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자신있게 내놓을 만한 성적표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시장의 규모 자체도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약 1조 원에 이른다. 2018년 8월 기준 은행권의 공모펀드 판매잔액이 75조2640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비중이다.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6월 기준 영국과 독일의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각각 89억 달러(10조837억 원), 45억 달러(5조985억 원)였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주류 시장 반열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문제와 규제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보고서들도 나오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9월 말 발간한 ‘핀테크산업의 국내외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현재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모형은 낮은 기술 수준으로 가능한 트레이딩 모형과 포트폴리오 모형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맹수 KDB산업은행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 성공에 필수 요소로 꼽히는 예측모형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고 난이도의 인공지능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국내 인공지능 기술의 투자 규모가 작아 극소수의 기업만이 이 시장에서 성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로보어드바이저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협업전략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술 전문회사와 밀도있는 협력관계를 만들어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현재 신한은행은 '디셈버앤컴퍼니', 우리은행은 '파운트', 하나은행은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등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시장이 극히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알고리즘이 고도화되고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차차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