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종합회사 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이 주력계열사인 SC은행의 최고경영자를 교체한다.
SC은행은 신임 CEO를 맞이한 뒤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국SC은행도 구조조정의 폭풍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SC은행의 철수가 검토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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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윈터스 신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CEO |
SC은행은 26일 피터 샌즈 CEO가 오는 6월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후임 CEO에 빌 윈터스 전 JP모건 공동CEO가 선임됐다.
존 피스 SC금융지주 회장은 “샌즈는 2006년 CEO가 된 이래 금융산업이 크게 바뀌고 여러 도전을 받는 시기에 회사를 이끌었다”며 “윈터스는 세계적 명성이 있는 은행가로 SC은행을 새로운 성장단계로 나아가게 할 경험과 수완을 지녔다”고 말했다.
샌즈는 2010년대 들어 SC은행이 세계적으로 수익이 크게 줄면서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SC은행은 2013년 순이익이 2012년보다 16%나 줄었다. 2009년 기준으로 SC은행 전체 수익의 9%를 차지하던 한국SC은행의 실적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SC은행은 지난해 8월 자금세탁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미국 뉴욕주 금융당국에게 3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샌즈는 이 문제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SC은행은 자스팔 빈드라 아시아지역 사장도 퇴임한다고 밝혔다. 존 피스 SC금융지주 회장도 2016년 회사를 떠난다. 두 사람은 SC금융지주 전체 수익의 90%를 차지하는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지역의 실적이 떨어지자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윈터스는 오는 6월 취임한 뒤 SC은행의 부실자산을 털어내기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국SC은행의 시장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한국SC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 순손실 49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윈터스는 한국SC은행의 수익성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 등 경영에 타격을 입은 시장에서 빠져나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닛 고즈 씨티금융 연구원도 “SC은행은 현재 약 30개 국가에서 운영중인 소매금융사업을 줄이고 홍콩과 싱가포르 등 핵심 수익지역에 집중해야 한다”며 “적자규모가 더 커지기 전에 한국SC은행의 문을 닫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