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좁합금융회사 제이트러스트의 후지사와 노부요시 회장이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을 확대하려다 벽에 부딪쳤다.
후지사와 회장은 국내 캐피탈업계 총자산규모 2위인 아주캐피탈을 인수해 대부업의 비중을 줄이고 캐피탈업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했으나 인수 목전에서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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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사와 노부요시 제이트러스트 회장 |
제이트러스트는 앞으로 씨티캐피탈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그룹과 아주캐피탈 인수전에서 밀렸던 아프로서비스그룹도 씨티캐피탈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사업안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의 모기업인 아주산업은 제이트러스트와 가격 등 조건에서 합의하지 못해 매각을 철회했다.
아주그룹은 “제이트러스트를 지난해 11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최근까지 본계약을 맺기 위해 협상했다”며 “아주캐피탈의 가치평가와 가격 등에서 서로 의견의 차이를 좁히지 못해 매각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주캐피탈은 총자산 6조2419억 원으로 현대캐피탈에 이어 국내 캐피탈업계 2위다. 지난해 순이익 365억 원을 내면서 좋은 실적을 올렸다. 2013년보다 순이익이 91.8%나 늘어난 수치다.
제이트러스트는 아주캐피탈을 인수해 대부업체 이미지를 벗고 제2금융권에 진출하려고 했다. 정부가 지난해 대출 최고금리를 인하하고 중개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대부업 규제를 강화하자 주력사업을 캐피탈과 저축은행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제이트러스트는 현재 국내에서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 KJI대부, 하이캐피탈대부 등 3개 기업을 인수해 운영하며 총자산 4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제이트러스트는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대부회사 3개의 문을 사실상 닫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이트러스트는 아주캐피탈 인수를 준비하면서 지난해 8월 대부업 관련 대출채권을 매각하기도 했다”며 “당시 대부업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제이트러스트는 아주캐피탈 인수가 불발로 끝나자 씨티캐피탈 인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씨티캐피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총자산 1조3759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SC캐피탈과 합치면 약 2조6천억 원대의 기업으로 KT캐피탈이나 효성캐피탈과 규모가 엇비슷해진다.
그러나 경쟁회사인 아프로서비스그룹도 씨티캐피탈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태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해 아주캐피탈과 올해 동부캐피탈을 연이어 놓친 만큼 씨티캐피탈 인수에 만반의 준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은 지난해 OK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업 자산 비중을 5년 안에 40% 이상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총자산 규모 2조 원대의 대부계열사 러시앤캐시를 대신할 수익원을 얻기 위해 개인영업이 강점인 씨티캐피탈 인수가 꼭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그룹도 씨티캐피탈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SBI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SBI저축은행에 총 1조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해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국내에서도 제이트러스트와 라이벌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이번에 절대 밀리지 않으려 들 것”이라며 “SBI그룹도 참여할 경우 일본계 금융자본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