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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원로경영의 핵심, 최금암 실장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2014-03-24 19: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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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재 속에서 원로들로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린 뒤 최금암(54)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이 자리잡고 있다. 최 실장은 비상경영위원회에서 유일한 50대다. 직급으로 따지면 서열이 뒤지지만 한화그룹 내부에서 사실상 ‘2인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31) 실장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화그룹 원로경영의 핵심, 최금암 실장  
▲ 최금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
최 실장은 비상경영위원회 실무총괄위원을 담당한다. 경영기획실은 그룹의 가장 큰 그림을 그리는 핵심부서로 김 회장의 뜻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 실장은 2011년 최연소의 나이로 경영기획실장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최 실장은 20112월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당시 금춘수 경영기획실장과 바톤 터치를 한 이후부터 한화그룹의 전체 살림을 맡고 있다

금 전
실장은 2010년 한화그룹 비자금 수사 관련해 핵심실세로 지목되어 온갖 고초를 겪었다. 고문으로 잠시 물러났다가 3개월만에 다시 한화그룹의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으며 복귀하기도 했다. 김승연 회장의 의리가 다시 한번 확인된 인사라는 얘기가 나왔다.

최 
실장은 서울 관악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1983년 한화케미칼의 전신인 한화석유화학에 입사했다. 1998년 그룹조정본부로 자리를 옮겨 구조조정위원회 감사팀, 인사팀 상무보를 거쳐 2005년 구조조정본부 기획팀 상무로 승진했다. 그뒤 계열사인 한화석유화학으로 옮겨 2009년 전무로 승진했다.

최 실장은 2012년 김 회장이 구속된 이후부터 김 회장의 옥중 경영을 최전방에서 보좌했다. 그룹 차원의 중요 사안에 대해 최 실장이 김 회장을 직접 면회한 뒤 사장과 부회장단에게 설명하고 최종결정을 하는 중책을 맡았다.

김 회장이
최 실장을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지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20128월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김 회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로 징역 4, 벌금 51억 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 남부구치소로 떠난 뒤에도 최 실장은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켰다. 최 실장은 김 회장이 법원을 떠날 때까지 그룹 주요 관계자들과 앞으로 경영현안을 놓고 얘기를 나누었다. 김 회장 부재라는 상황에 대한 향후 조처를 김 회장을 대신해 최 실장이 지시한 것이다.

최 
실장은 당시 김 회장 법정 구속 관련해 사내 게시판에서 한 치의 동요 없이 그룹 및 각 사의 미래성장 전략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그말을 그대로 실천했다. 최 실장은 아침 회의시간을 8시에서 7시로 앞당겨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경영기획실 전체가 야근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를 주도했다. 최 실장 주재 아래 매일 아침 두차례 회의가 열렸다. 오전 7시 그룹 전반의 현안을 점검하고, 이어 8시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돌아가면서 비상상황에 대해 경영기획실과 의견을 교환하는 회의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의 아들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도 참석했다. 김 회장의 공백 상황에서 김 실장이 그룹 전체의 현황을 파악하며 경영승계에 대비하도록 하는 데 최 실장이 그만큼 노력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애초 2011년 최 실장이 경영기획실장이 될 때부터 김 회장의 장남 김 실장의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김 회장은 비상경영위원회 원로들의 연령대가 60~70대인 점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젊은 최 실장으로 하여금 김 실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구상했을 수도 있다. 특히 경영기획실장의 임무 중 하나가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제대로 키우는 것이고, 김 실장이 태양광 사업에 대해 아버지 김 회장을 대신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김 회장은 29세 최연소 나이로 한화그룹 총수에 올랐다. 때문에 누구보다 주변에 자기 사람이 없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를 감안해 아들 김 실장을 위해 최 실장을 곁에 붙여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최 실장은 김 실장과 원로들의 가교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최 실장 힘의 원천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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