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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경영권 다툼, 정면대결로 비화

오대석 기자 ods@businesspost.co.kr 2015-02-06 21: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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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경영권 다툼, 정면대결로 비화  
▲ 김정주 NXC 대표(왼쪽)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경영권을 놓고 김정주 NXC 대표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주주제안서를 보내 이사회 참여를 요구했다.

넥슨은 또 부동산 처분, 자사주 소각, 임원 보수공개 등 넥슨이 요구하는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그에 걸맞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 넥슨, 엔씨소프트 경영권 참여 요구

넥슨은 6일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보냈다고 밝혔다.

넥슨은 주주제안서를 통해 앞으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다른 이사를 선임하거나 추가로 이사를 선임할 경우 넥슨이 추천하는 인사를 뽑아달라고 제안했다.

또 이사 선임 안건이 발생하면 넥슨에게 통지하라고 요구했다.

넥슨은 김택진 대표 선임은 제외해 그를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 김택진 대표는 3월 말 임기가 끝나 재선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의 선임에 관여하려 할 경우 김정주 NXC 회장과 김택진 대표가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넥슨은 이사 선임에 참여하겠다고 함으로써 경영권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보였다.

넥슨은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이자 비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인물 가운데 연간 보수가 5억 원 이상인 사람의 보수 내역과 산정기준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넥슨은 이와 함께 기업과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비영업용 투자 부동산을 팔아 수익을 영업활동이나 주주환원에 쓰라고 요청했다. 이 부동산의 가치는 약 244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엔씨소프트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8.9%의 자사주를 소각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넥슨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배당률을 높이라고 말했다. 실질주주명부의 열람과 등사 등도 요구사항에 넣었다.

넥슨은 이사선임, 전자투표제 도입, 실질주주명부의 열람 등의 요구사항에 대해 오는 10일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엔씨소프트에게 요청했다. 만약 회신이 없으면 모두 거절한 것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 엔씨소프트 “과도한 경영간섭” 반발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과도하게 경영에 간섭한다며 반발했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주주가치를 내세워 단기차익을 얻는데 집중해 장기적 회사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또 일방적 공격으로 불신을 쌓는데 협력을 강화하라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엔씨소프트는 “두 회사가 경영진의 대화를 재개하는 상황에서 나온 넥슨의 경영의견 제시는 시장의 신뢰와 대화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며 “법과 원칙, 고객과 모든 주주의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경영철학에 따라 이 의견의 적정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또 “윤송이 사장은 적자였던 엔씨소프트 북미법인을 흑자로 전환한 성과를 기반으로 연봉을 받는다”며 “모든 엔씨소프트 임원은 실적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특히 넥슨의 요구 가운데 몇 가지 대목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첫 번째는 자산매각이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단기적 이익에 급급해 엔씨소프트의 성장동력을 없애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엔씨소프트의 관계자는 “삼성동 건물은 엔씨소프트의 상징적 장소인데다 투자수익률도 6%나 된다”며 “현금성 자산으로 투자를 확대하는데 이를 팔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협업 강화를 요구한 대목이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협업을 앞세워 엔씨소프트의 핵심인 게임개발 능력을 흡수하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사주 소각 요구도 넥슨이 장기적으로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술적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넥슨은 지난달 27일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바꿨다.

넥슨은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사들이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10월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15%를 넘어섰다. 지분율 15%는 기업결합을 위한 최소요건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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