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18-08-17 18: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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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가 한국에 터키발 금융 불안이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카타르의 영향은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7일 ‘터키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국내 은행권 및 카타르 은행 유동화증권 리스크 점검’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 나이스신용평가는 터키발 금융불안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냈다. 사진은 터키 리라화<연합뉴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터키발 금융 불안이 한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터키와 직접 관련이 있는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규모가 적은 편이고 한국 금융의 재무 건전성이 높아 터키의 금융 위기가 현실화돼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와 관련이 있는 위험 노출액 규모는 3월 기준으로 전체 은행권에서 13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은행권 이익과 비교하면 0.1%의 규모로 매우 작다. 다만 SC제일은행은 위험 노출액이 상반기 이익의 10%를 차지하고 있어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파악됐다.
위험 노출액은 특정 기업이나 국가와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신용 불안이 발생할 때 특정 기업이나 국가로부터 받기로 약속된 대출 및 투자금액뿐 아니라 파생상품 등 연관된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금액이다.
터키와 관련한 한국의 위험 노출액 규모는 작지만 카타르와 관련한 한국의 위험 노출액 규모는 큰 편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카타르 국립은행을 통해 유동화자산이 유통되고 있는 규모는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 연구원은 “카타르 금융권은 터키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터키의 금융위기가 카타르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카타르 4개 은행과 관련한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 규모는 6조7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터키보다는 카타르를 주목해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카타르와 미국의 외교관계를 주시해야 한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카타르는 터키에 150억 달러 규모의 금융투자를 약속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어 카타르와 미국의 외교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해야 한다”며 “카타르가 정치적 입장에서 터키의 지원을 중단할 것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미국과 관계도 근본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터키와 미국의 외교 분쟁이 장기화되고 중동지역 반미 국가 연대가 형성되고 있어 카타르도 어느 시점에는 외교적 입장을 선택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며 "카타르의 선택에 따라 카타르의 재무 건전성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