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에서 신임 총장 선거가 임박했다.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이 마감한 인하대 총장 초빙공모에 현직 교수와 외부인사 등을 포함해 모두 13명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재단이사회는 다음달 초 신임총장을 선임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독단적 학교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던 만큼 신임총장 선임결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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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26일 인하대에 따르면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지난 20일 14대 총장 공모 최종서류를 마감했는데 현직 교수 10명, 외부인사 3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발전연구원장을 지낸 김민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교수회 의장을 지낸 정재훈 경영학과 교수, 황선근 전 신소재공학과 교수, 허병기 전 생명공학과 교수, 윤영섭 전자공학과 교수, 심명필 사회인프라공학과 교수, 이재준 통계학과 교수, 김의곤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기찬 아태물류학부 교수 등이 총장 공모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인사 3명의 면면은 알려지지 않았다. 유력한 총장후보 물망에 올랐던 상당수 외부 인사는 공모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는 13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 등 심사를 거쳐 오는 29일 후보자 4명을 먼저 선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뒤 2명의 후보자를 재단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가 신임총장을 결정한다.
인하대는 일정상 다음달 초 신임총장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본다.
인하대 총장은 지난해 12월초 박춘배 전 총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돌연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박 전 총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총장에서 물러났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파문이 확산되고 정석인하학원 이사회 운영과 관련한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전횡이 드러나면서 박 전 총장의 사임을 놓고도 추측이 난무했다. 박 전 총장이 대학구조조정 작업과 교수업적 평가방식 변경과정에서 이사회와 갈등을 빚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인하대 재단이사회에 조양호 회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조현아 전 부사장은 사건 이후 사임했다.
인하대 교수회는 물론이고 인하대 총학생회, 지역 시민단체들은 총장선출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 이사장이나 대한항공과 친분이나 연고가 있는 인물이 신임총장에 선출될 경우 학내외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하대는 지난번 총장선출에서 여러 차례 내부갈등을 겪었다. 박 전 총장과 11대 홍승용 총장은 모두 조양호 회장과 경복고 동문 사이였다.
인하대 교수회는 총장선출을 즈음해 “이사장의 개인적 인연과 재단의 독단적 의사에 따라 총장이 선임돼 왔다”며 “교수와 학생, 교직원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사장이 수용하는 형태로 총장이 선출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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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
인하대 교수회는 지난해 12월22일 ‘새 총장 선임에 즈음한 교수회의 입장’이란 자료를 발표해 “재단 이사장 자녀의 부적절한 언행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으며 총장 유고사태는 우리 학원에 쌓인 적폐의 일단이 드러난 것”이라며 조원태 부사장 등 조 이사장 자녀들의 퇴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인하대 총학생회도 지난 14일 성명을 내 “각종 비리와 부정에 연루된 부도덕한 인사를 비롯해 이사장과 학연 혈연 지연이나 특정 이해관계로 얽힌 인사가 총장후보가 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총장선출 과정은 이사장 독단이 아닌 우리 학교 구성원인 교수와 학생, 교직원, 동문의 의사가 대폭 반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 선출구조로 변화해야 하며 이를 이사장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이에 따라 총장선출방식을 직선제로 변경하라고 요구하며 정석인하학원 이사회에 공식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