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시장에 대형 투자사와 IT회사 등의 참여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조만간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가상화폐 관련 정책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따라 가상화폐시장의 회복 여부도 더욱 명확하게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거래, 대형회사 참여 움직임으로 온기 돌 분위기 뚜렷

▲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가 18일 글로벌 투자사와 IT회사 등의 가상화폐 거래시장 참여 가능성에 힘입어 크게 오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도권 금융회사들이 가상화폐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한동안 찬바람이 돌았던 가상화폐 거래시장도 조금씩 활기를 띄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1BTC(비트코인)당 8천 달러를 넘어선 뒤 계속 오르고 있다. 한동안 6천 달러대에 머무르던 박스권을 깼고 24시간 전과 비교한 상승폭도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도 24시간 전과 비교해 6~20% 안팎의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선물투자를 검토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실무팀을 꾸렸다고 CNBC 등이 보도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16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하려는 막대한 수요를 본 적 없다”면서도 “블랙록은 가상화폐 등을 연구하는 업무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핑크 CEO가 그동안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투자에 대체로 부정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상화폐에 관련해 이전보다 긍정적 태도를 나타낸 셈이다. 

가상화폐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이비드 솔로몬 전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새 골드만삭스 CEO로 결정된 점도 가상화폐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솔로몬 CEO 내정자는 6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둘러싼 미래를 정리하고 있고 다른 관련 활동을 하는 방안도 매우 조심스럽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들어 가상화폐 거래 전담팀을 구성하고 비트코인 선물거래 등을 준비하고 있는데 솔로몬 CEO의 취임을 통해 관련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IT회사와 기존 금융회사 등도 가상화폐 개발과 거래에 참여하면서 가상화폐 시세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IBM이 핀테크 스타트업회사와 손잡고 달러화와 연동되는 가상화폐를 선보일 준비에 들어갔다고 미국 지디넷이 17일 보도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도 17일 싱가포르에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열어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 대상으로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종합금융회사 SBI홀딩스도 17일 가상화폐 거래소 ‘비씨트레이드’를 개장했다. SBI홀딩스는 제도권 금융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게 됐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각국 정부가 가상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투자회사와 IT회사 등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열리는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가 가상화폐 거래 활성화를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21일부터 이틀 동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는데 이곳에서 가상화폐 규제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가상화폐를 금융자산으로 규정하고 관련된 규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한다면 가상화폐 시세도 다시 상승장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20개국의 금융감독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는 16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 실질적 위험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