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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뉴시스> |
황창규 KT 회장에게 ‘낙하산 인사’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최근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와 BC카드의 사장 선임을 놓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후 이석채 전임 회장 때 들어온 임원들을 낙하산 인사로 간주해 모두 몰아내는 등 대폭적 물갈이 인사를 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황 회장도 전임 회장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 회장은 최근 계열사 가운데 공석으로 남아있던 KT스카이라이프 사장에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선임했다. 이 전 수석은 KBS PD와 SBS 부사장,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에 임명됐지만 3개월 만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으로 사퇴했다.
이 전 수석은 윤창중 사건 당시 민주당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자 직속상관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났다. 당시 직접 잘못이 없는 이 전 수석의 사임이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 대통령이 직접 윤창중 전 대변인을 선택했기 때문에 불똥이 박 대통령에 튀는 것을 막기 위해 대신 책임을 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이 전 수석에 대해 마음의 빚이 생겼고 그 빚을 덜기 위해 자리를 마련해 주려고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전 수석은 한때 한국관광공사 사장 후보로 추천됐으나 전문성이 부담으로 작용해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번에 KT스카이라이프 사장에 선임된 것이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KT스카이라이프는 당장 박근혜표 낙하산인 이남기 대표이사 선임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남기 대표이사 선임은 청와대의 보은성 낙하산 인사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KT 측은 이 사장의 방송 경력을 들어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KT의 금융계열사인 BC카드 사장 임명도 낙하산 의혹을 받고 있다. 서준희 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이 BC카드 사장으로 선임됐는데, BC카드 사장을 맡기에 그의 이력이 어울리지 않는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삼성증권 이사, 삼성생명 전무, 삼성증권 전무·부사장, 에스원 대표이사 사장,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을 역임했다. 금융계에서 근무했지만 카드업과 무관하다. 따라서 서 사장 임명을 놓고 KT 안팎에서 ‘삼성맨’이라는 점을 고려해 "황 회장이 삼성 쪽으로부터 인사부탁을 받은 것 아니냐"는 말과 청와대와 연결된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KT 관계자는 김인회 전 삼성전자 상무가 KT 재무실장에, 최일성 전 삼성물산 상무가 KT에스테이트 사장에 임명된 것을 들어 “계열사 인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 수 없지만, 알려진 것보다 삼성 출신을 비롯해 이런 저런 줄로 외부인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지난 1월 KT 수장이 된 뒤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이석채 전임 회장 시절 KT에 들어온 이른바 ‘낙하산 인사’들이 모두 정리됐다. 물갈이 인사의 명분은 바로 전임 회장 시절의 낙하산 인사였다. KT의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이 물갈이 인사를 하면서 낙하산 인사를 모두 퇴진시킬 때 기대를 받았으나 황 회장도 역시 낙하산 인사의 요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