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유통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하면서 주가도 재평가받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14일 호텔신라 목표주가를 기존 15만5천 원에서 17만3천 원으로 높이고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호텔신라 목표주가 높아져, "유통업으로 체질 바꾸기 성공적"

▲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호텔신라 주가는 직전거래일인 12일 12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호텔신라 주가는 올해 들어 50% 가까이 상승했다. 중국 중간유통업자들이 매출 성장에 기여한 덕분이다. 1분기에 호텔신라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역대 2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냈다. 

박 연구원은 “한국 면세점들이 중국 온라인유통업체의 1차 벤더가 되고 있다”며 “변동성 높은 레저업에서 안정성 높은 유통업으로의 사업 성격이 변하고 있어 이익 변동성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중국 정부의 웨이상(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상인) 장려정책으로 한국 면세점이 중국 온라인 유통 밸류체인에 편입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한국 면세점사업은 과거 한국인의 여행 수요에 연동됐으나 그 뒤 중국인 입국자 수에 연동되는 과정을 거쳐 중국 유통업체로 그 사업의 본질이 변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중국의 금한령에도 2017년 한국 면세점 매출은 2016년보다 21% 증가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는 2017년 중국 정부의 웨이상 장려정책에 따른 효과 때문”이라며 “한국 면세점은 웨이상의 수익을 보장해 줄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유했고 웨이상 채널에 적합한 상품 기획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경쟁 심화 역시 크게 우려할 요인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를 정점으로 출혈 경쟁은 약화되는 추세”라며 “송객 수수료와 프로모션 등이 웨이상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체여행사 영업에 미치는 영향보다 작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웨이상들은 프로모션 혜택이 큰 면세점을 골라 쇼핑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가장 많고 다양한 재고를 확보한 매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매장 철수로 감소할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시내면세점에서 공격적 영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이에 따른 출혈 경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 연구원은 “웨이상이 늘어나면서 프로모션 등을 통한 공격적 영업이 롯데면세점 입장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호텔신라 해외면세점도 2014년 이후 줄곧 대규모 손실을 내다가 2018년에 소폭 손실에 그친 뒤 2019년부턴 이익에 기여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