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태양광발전의 수요가 세계적으로 크게 늘면서 주력 상품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오르는 데 힘입어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발전의 핵심 소재다.
OCI는 폴리실리콘부문에서 2018년 1분기 매출 2775억 원, 영업이익 326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 거둔 매출 2106억 원, 영업이익 8억 원과 비교해 각각 31.8%, 3822.4% 늘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태양광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OCI는 폴리실리콘부문에서 세계에서 3위권에 드는 회사인 만큼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OCI의 실적 개선은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이 이끌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OCI의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폴리실리콘이 포함된 베이직케미컬 사업부의 비중은 67%다.
그러다 보니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하면 OCI 실적도 나빠진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5월 말 기준으로 kg(킬로그램)당 14.56달러다. 2017년 2분기에 분기 평균가격이 kg당 13.61달러였다. 2017년 4분기에는 분기 평균가격 kg당 16.88달러까지 올랐다가 올해 들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OCI는 2017년 2분기에 폴리실리콘부문에서 4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 602억 원을 거뒀다. OCI의 폴리실리콘부문 영업이익은 폴리실리콘 가격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우현 사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폴리실리콘 가격이 낮아 OCI 실적을 놓고 애를 먹었다.
주된 원인은 중국 회사들의 저가 공세였다. 저가의 폴리실리콘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가격을 크게 떨어뜨렸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08년 kg(킬로그램)당 400달러 수준까지 오른 뒤 계속 떨어져 2016년 10월에 kg당 12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사장은 OCI의 기술력을 높여 고순도 폴리실리콘에 집중하면서 어려움을 헤쳐 나왔다. 최근 태양광시장에서 모노 웨이퍼 수요가 늘면서 고순도 폴리실리콘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모노 웨이퍼는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사용해 기존에 저순도 폴리실리콘을 이용해 만들어지던 멀티 웨이퍼보다 효율이 좋다.
중국 회사들도 고순도 폴리실리콘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은 OCI의 기술력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태양광시장에서 고순도 폴리실리콘의 수요는 26만 톤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공급량은 19만 톤 수준이라 한동안 모노 웨이퍼의 수요 초과 상태가 계속되면서 OCI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OCI는 고순도 폴리실리콘에 집중한 덕분에 1일 중국 국가 에너지 관리국이 발표한 태양광 보조금 축소 및 신규 태양광발전소 건설 제한 조치에도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단기적으로 태양광 관련 회사의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2019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중동, 인도, 남미 등 지역에서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상대적으로 고효율 태양광 모듈,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회사의 이익체력은 타격이 작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사장은 OCI 실적이 좋아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폴리실리콘의 가격에 따라 OCI 실적도 함께 요동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올해 초 “매년 이익의 10% 정도를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는 등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OCI는 앞으로 매출의 30%를 지금 하지 않는 사업에서 낼 것”이라고 말했다.
OCI는 5월에 부광약품과 50대 50으로 투자해 합작회사(JV)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합작회사는 7월에 설립되며 신약 후보물질 개발, 신약 개발, 유망벤처 투자 등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장이 OCI의 태양광사업 성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눈을 돌릴 정도로 여유를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