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사업의 거점을 싱가포르로 옮기고 동남아시아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끝내고 실질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마지막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2017년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했고 2018년 3월 법인장 1명, 직원 1명 등 주재원을 파견했다.
싱가포르 법인을 발판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싱가포르 법인 설립으로 해외법인의 거점을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겼다”며 “홍콩 증권시장은 과열경쟁인 데다 위치로 봐도 싱가포르가 홍콩보다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기도 좋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이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싱가포르에서도 핀테크 등 정보통신 기술력을 앞세우는 전략을 세웠다.
대신증권은 초기 계약금을 받지 않는 대신 사용료를 계속 걷는 것을 조건으로 동남아시아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주식거래 시스템이 장기적 수익원이 되도록 한 셈이다.
2018년 태국 증권회사인 부앙루앙증권, 2011년 인도네시아 만디리증권에 각각 온라인 주식거래 시스템을 만들어줬다. 이 시스템에서 거두는 수수료매출의 10%가량을 사용료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은 싱가포르에서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사업과 기업공개를(IPO) 위한 투자매물 찾기 등에도 집중한다.
나 사장은 싱가포르에 힘을 싣는 대신 홍콩 법인은 현재 영업을 멈춘 채 법인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홍콩 법인 철수는 2017년 중국에서 사업을 접은 것과 함께 해외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태도로도 해석된다.
나 사장은 3월29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교해 홍콩과 중국에서 사업의 수익성이 좋지 못했다”며 “중국은 정책과 제도의 변동성 때문에 현지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