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진에어 전무가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를 이끌고 있는 조 전무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으면서 그가 계속 진에어를 이끄는 데 대한 자격론이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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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민 진에어 전무 |
조현민 전무가 자신의 친언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복수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낸 사실이 31일 드러났다.
조 전무는 지난 17일 조 전 부사장에게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 문자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대상은 조 전 부사장의 폭언과 폭행을 폭로한 사무장과 승무원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보도가 나간 뒤 크게 논란이 되자 조 전무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조 전무는 “제 문자 내용 때문에 정말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굳이 변명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다 제 잘못이니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조 전무는 “치기어린 제 잘못이었습니다. 그날 밤에 나부터 반성하겠다는 이메일을 직원들한테 보낸 것도 그런 반성의 마음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부디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빕니다. 조현민 올림”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무는 문자를 보낸 날과 같은 날인 17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50여 명의 직원들에게 “조직문화나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들은 한 사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이 메일 내용이 알려진 뒤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라는 발언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 조 전 부사장 등 오너 일가의 잘못으로 벌이진 일에 대해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 전무가 지난번에 이어 다시 한 번 경솔한 발언으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자 그가 진에어를 이끄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 사건을 계기로 한진그룹 3세들의 무임승차 경영세습에 대해 비판이 나오는 상황인 데다 조 전무의 윤리의식이나 리더십 등 개인적 자질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문자를 통해 조 전무가 이번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경위나 사건 수습과 관련된 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엿보여 대한항공 직원들도 크게 동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2008년 진에어가 출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진에어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진에어 관련 행사에 매번 참석해 진에어의 얼굴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기내서비스나 승무원 복장, 마일리지 제도 등 아이디어도 직접 내며 사업을 챙겼다.
진에어는 한진그룹의 후계구도에서 조 전무가 물려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회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 전무가 계속 진에어사업에 전면적으로 나설 경우 진에어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5만 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조 전 부사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전날 468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항공업인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저유가 기조에 따른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또 국내외 소비자를 중심으로 대한항공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국민적 반감이 매우 심하다.
조 전무는 1983년생으로 29세에 임원이 됐으며 현재 상장사를 보유한 국내 44개 그룹 234개 기업의 임원 7679명 가운데 최연소 임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