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이 2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문 명예회장은 ‘개척자정신’으로 국내 레미콘산업을 키워낸 선구자다. 한국의 레미콘산업을 처음으로 시작해 아주산업을 만들었고 현재 20여 개의 계열사를 둔 아주그룹으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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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 |
그는 1965년 국내에 해외 콘크리트 제조 기술을 가장 처음 들여왔다. 당시 우리나라는 나무로 전봇대를 사용했으나 문 명예회장이 낸 획기적인 제안으로 국내 전봇대를 콘크리트로 만들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레미콘은 콘크리트 제조공장에서 아직 굳지 않은 상태로 차에 실어 그 속에서 뒤섞으며 현장으로 배달하는 콘크리트를 말한다.
그는 자수성가형 기업인이었다. 그는 1928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941년 서울 대창학원과 1943년 대신상업전수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1944년 방적공장에 취직했으나 배움이 무기라는 사실을 깨닫고 2년 뒤 혜화전문학교(현 동국대) 사학과를 다시 다녔다. 당시 ‘무엇이든지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해야겠다’는 국가관과 기업관을 키웠다.
그는 전후 복구가 한창이던 1950년대 시멘트 무역업으로 돈을 벌었다. 1960년 아주그룹의 모태인 아주산업을 만들었다. 그뒤 건설용 고강도 흄관, 파일을 제조하다가 1980년 레미콘사업에 뛰어들었다.
문 명예회장은 ‘근대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건설산업이 부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무 전주를 콘크리트 전신주로 대체하는 사업은 1960년대 정부의 농어촌 전기보급 사업과 맞물려 날개를 달았고 현재 아주그룹의 모태가 되는 아주산업의 초석을 다졌다.
아주그룹은 금융(아주캐피탈·아주IB투자), 자동차 판매(아주모터스), 호텔(서교호텔·햐앗트리젠시 제주), 부동산·자원개발(아주프론티어·아주인베스트먼트) 등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매출 1조7000억 원 규모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그의 장남인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이 2004년부터 아주그룹의 경영을 맡고 있다. 현재 아주그룹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주캐피탈의 매각이다. 아주산업은 아주캐피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의 종합금융회사인 J트러스트를 선정했다.
유족으로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외에도 부인 백용기 여사와 차남 문재영 신아주 회장, 삼남 문덕영 AJ네트웍스지주부문 사장 등 3남2녀가 있다.
문 명예회장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7시.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