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GM 본사에서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한국GM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 회장은 17일 미국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GM본사가 산업은행 등과 상의하지 않고 청산을 선택하면 적절한 법적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GM 본사가 20일을 한국GM 노사합의의 최종기한으로 정하고 한국GM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들며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 한국GM 노조 등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강경한 대응을 시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GM 노사는 18일 제9차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벌이고 있다. 노조와 사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20일까지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회장은 “GM 본사가 한국GM에 출자전환을 하면 산업은행도 출자전환을 할 것”이라며 “GM 본사가 대출을 늘리면 산업은행도 대출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은 GM 본사가 대출이 아닌 신규투자 방식을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GM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산업은행의 금융 지원을 약속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 회장은 “한국GM 실사보고서가 4월 말 또는 5월 초에 나왔을 때 GM 본사와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27일까지 구두 약속 또는 조건부 양해각서일지라도 매우 의미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
실사보고서를 확인한 뒤 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태도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GM 본사가 한국에서 장기적으로 사업을 펼칠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GM 본사가 호주와 유럽에서처럼 정부 지원이 끊기면 결국 한국을 떠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좋은 기업으로 남겠다는 약속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