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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스트랫퍼드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플래그쉽 매장인 '삼성 익스피어리언스 스토어' |
삼성전자가 해외 판매조직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조직개편에서 미국 판매법인을 하나로 합친데 이어 이번에 영국 런던의 최대 매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실적부진을 겪자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조직에 대한 손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영국 최대 판매점 폐쇄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운영하던 ‘삼성 익스피어리언스 스토어’를 지난 23일 문닫았다.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전자가 안내문을 통해 폐점 사실을 공지했다”며 “고객들에게 근처의 다른 삼성 매장을 방문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번에 문을 닫은 매장은 영국 최대 쇼핑몰인 런던 스트랫퍼드의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 있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쉽 스토어(체험형 매장)’다. 지난 수년 동안 주요 신제품 출시 행사가 열렸던 영국의 핵심매장으로 런던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IT전문매체 엔가젯은 “삼성전자가 영국에 있는 나머지 매장에 집중할 것이며 폐점 매장 직원들의 고용 승계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24일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이후 영국에만 10개의 플래그쉽 스토어를 열었다. 이밖에 독일과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전역에 걸쳐 2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 해외 판매조직 본격적으로 손대나
삼성전자는 폐점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해외매장에 대한 추가 철수 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폐장 결정은 삼성전자가 런던에서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려던 야심찬 계획을 접겠다는 첫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익스피어리언스 스토어는 애플의 소매 유통점인 ‘애플 스토어’를 모방한 것으로 간주돼 왔다.
삼성전자는 세계 각지에 매장을 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애플 팬보이(fanboy)’ 같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려고 했다.
하지만 올해 스마트폰 호황기가 끝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4조 원 대로 급락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기존의 판매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방만해진 해외조직을 슬림화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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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가 지난 10일 두 개로 운영돼 왔던 미국 판매법인을 하나로 합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것도 조직 다이어트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댈러스에 있는 STA법인(스마트폰 중심)을 뉴저지에 있는 SEA법인(가전 중심)에 흡수합병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SEA법인은 올해 누적 순손실만 2200억 원이 넘고 STA법인은 3분기에만 104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합병 시너지를 노렸다기보다 비용절감을 통한 적자 털어내기가 주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서 1천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북미 최대 전자제품 매장인 베스트바이(Best Buy)에 입점해 있다.
엔가젯은 “삼성전자의 수익성은 하락세에 있다”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유통전략을 재조정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