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3-27 17: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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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에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방조 혐의로 내려졌던 ‘신규감사 업무정지’ 처분이 곧 풀린다.
딜로이트안진은 조직정비와 비감사용역 강화로 인고의 시간을 견디면서 회계법인 '빅4체제'를 지켜내고 딜로이트와 관계를 강화해 새로운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 이정희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대표이사.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은 4월7일부터 상장법인과 비상장금융회사의 신규감사를 다시 수임할 수 있게 된다.
딜로이트안진이 2017년 4월 ‘신규감사 업무정지’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을 때만해도 ‘4대 대형회계법인’에서 떨어져 나가며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추측이 난무했지만 여전히 ‘빅4 체제’는 공고한 것으로 보인다.
딜로이트안진은 업무정지 처분 뒤 감사계약을 체결했던 기업 300여 곳이 이탈하는 상처를 입었지만 감사업무에 디지털로 무장한 첨단 감사기술을 도입하고 감사조직을 더 촘촘히 정비해 후일을 도모했다.
딜로이트안진은 3월부터 감사업무에 ‘로보틱스 프로세스 오토메이션(RPA)’을 접목했다. 로보틱스 프로세스 오토메이션은 감사대상 기업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요소를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파악하는 기술이다.
감사대상 회사의 재무제표에 있는 재무적 요소는 물론 소송 등 비재무적 위험요소까지 사람 대신 소프트웨어가 수집하는 만큼 감사 리스크가 줄어들고 감사품질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9월 감사조직 체제를 본부 4곳에서 팀 13곳으로 바꿨다. 구체적 산업별로 전문인력을 배치해 감사역량을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까지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감사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던 회사들 가운데 30%가량과 다시 감사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딜로이트안진은 감사부문에서 입은 큰 손실을 비감사용역으로 메꾸는 전략을 세웠다. 그동안 비감사부문을 더욱 강화했다.
비감사용역은 세무자문과 경영전략 컨설팅, 자산매수를 위한 실사, 가치평가 등 경영전반에 걸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회계법인의 중요한 수익원 가운데 하나다.
비감사용역은 제공서비스의 가치가 높아 얻는 보수도 감사용역 수수료보다 훨씬 높은 만큼 딜로이트안진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유용한 전략이 됐다.
딜로이트안진은 최근 기업지배구조 운용 지침서를 발간해 관련 자문용역의 확대를 꾀했다. 지배구조 운용과 이사회 감독기능 모델 등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딜로이트도 딜로이트안진의 위기탈출 노력을 뒷받침했다.
딜로이트는 딜로이트안진에 대우조선해양 리스크가 불거졌을 당시 220억 원을 지원해 딜로이트안진의 정상화를 도왔다. 딜로이트와 딜로이트안진의 결별설이 나돌아 딜로이트안진을 흔들었을 때도 푸닛 렌젠 딜로이트 글로벌 최고경영자까지 한국을 방문해 지원 의지를 확고히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