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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왼쪽)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제일모직이 화려하게 국내 증시에 입성했다.
‘이재용 주식’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격의 두 배 이상 오르며 장을 마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상장으로 700배가 넘는 차익을 올리게 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이어 국내 주식부자 2위에 오른다.
◆ 제일모직, 상장 첫날 시총 14위 올라
제일모직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인 18일 11만3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제일모직 시초가는 10만6천 원이었다. 이날 오전 8~9시 사이 공모가 5만3천 원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됐다.
공모주 청약 당시 제일모직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개장 전부터 최고호가인 10만6천 원에 250만 주 이상이 몰렸다. 주가는 장중 한 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10만 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부터 매수주문이 몰리면서 시초가보다 6.60%(7천 원) 오른 11만3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대비 113.2%나 오른 것이다.
제일모직 주식은 1조3688억 원어치나 거래됐다. 삼성SDS가 세운 상장일 역대 최대 거래대금 기록(1조3476억 원)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종가 기준 제일모직의 시가총액은 15조2550억 원이다. 상장 직후 KB금융을 누르고 유가증권시장 시총순위 14위에 올랐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 윤주화, 김봉영 제일모직 사장과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주요 관계자와 취재진 80여 명이 참석했다.
윤주화 사장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시장에서 최상의 라이프 스타일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상장은 이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용, 서경배 제치고 주식부자 2위 차지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상장으로 막대한 상장차익을 누리게 됐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4%(3136만9500주)를 가지고 있다. 이날 종가를 적용하면 지분가치는 3조5447억5350만 원이다.
이 부회장이 1996년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전환사채(CB)를 매입하며 지금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쓴 돈은 48억 원 정도다. 이번 상장으로 지분가치가 무려 738배나 뛰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11.25%)와 삼성전자(0.57%), 삼성생명(0.06%), 삼성화재(0.09%)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상장 주식 지분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약 7조777억 원이다. 11조8882억 원인 이건희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 부호 2위에 해당한다.
종전까지 2위와 3위를 차지하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6조1074억 원)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5조7726억 원)은 순위가 한 계단씩 내려갔다.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도 제일모직 상장으로 지분가치가 1조1815억 원씩 증가했다. 두 사람은 제일모직 지분 7.75%(1045만6450주)씩 보유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가치는 2조284억 원이다. 어머니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고모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을 제치고 국내 주식부자 공동 7위에 오른다. [비즈니스 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