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인 D램 호황기가 올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국내외 증권사들이 일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D램에서 반도체 실적 대부분을 올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업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지난해 말 외국 증권사들의 '반도체 비관론' 이후 곤두박질쳤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빠르게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미국 CNBC에 따르면 노무라증권 계열 투자회사 인스티넷은 미국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기존 55달러에서 100달러로 2배 가깝게 높여 내놓았다.
인스티넷은 "마이크론의 주력사업인 D램 가격 상승세가 2분기부터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6개월 동안 10%에 이르는 가파른 상승폭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론 주가는 인스티넷의 분석이 나온 뒤 하루만에 9% 가까이 급등한 59.37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D램 업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국내 증권사들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시장은 계속되는 수요 증가로 구조적 변환기를 맞고 있다"며 "호황기가 기존 예상보다 더 크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고성능 서버와 스마트폰의 D램 탑재량이 늘어나는 한편 그래픽카드와 이미지센서, 가상화폐 등 분야에서 신규 수요도 발생하고 있어 중장기적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 점유율에서 모두 마이크론보다 우위를 확보하고 있어 D램 시장 성장의 수혜를 더 크게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최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가파른 주가 상승 흐름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뒤따를 것"이라며 "반도체시장 침체를 예상한 시장의 우려가 너무 과도하고 섣불렀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업체들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모건스탠리 등 외국 증권사들이 올해 반도체업황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뒤 크게 하락해 약세를 이어왔다.
당시 외국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공격적 D램 증설과 PC 및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따른 공급과잉 가능성을 업황 악화의 유력한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 전략을 발빠르게 선회했고 서버분야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D램 수요가 발생하는 점이 새 변수로 등장하며 증권사들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무리한 점유율 확대에 나서기보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수요를 확인한 뒤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 등 대형 IT기업은 데이터서버 투자가 실제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최근 들어 확인했다"며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장기적 위험요소로 꼽혔던 중국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진출 가능성도 향후 약 5년 동안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업체들이 내년부터 D램 생산에 나선다고 가정해도 생산원가가 삼성전자의 4배 이상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돼 공격적 사업 확대에 나서기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세계 반도체기업과 비교해 눈에 띄게 저평가받고 있다"며 "반도체 호황 가능성이 어느 정도 증명되면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즈호증권은 경제분석지 배런스를 통해 "글로벌 제조사들이 이른 시일에 D램 주문을 늘리고 가격도 높여 지불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강력한 반도체 호황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