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고액자산가와 일반 청년층 양쪽의 자산관리사업을 함께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씨티은행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고액자산가 자산관리시장에서 우위를 지키면서 동시에 미래 고객인 20~30대도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진회, 씨티은행 고액자산가 잡고 젊은층 자산관리로 눈 돌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행장은 지난해 씨티은행의 점포 통폐합을 마무리한 것을 바탕으로 올해 WM(자산관리)센터 중심의 자산관리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씨티은행은 현재 지점 39곳과 출장소 5곳 등 영업점 44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26곳이었던 영업점 수를 3분의 2 가까이 줄였다. 

최종 목표인 영업점 36곳 가운데 7곳을 대형 WM센터로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WM센터 6곳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 안에 분당WM센터를 연다.

씨티은행은 프라이빗뱅커(PB), 투자, 보험, 대출, 외환 전문가 등을 포함한 자산관리팀을 WM센터에 배치해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자산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씨티은행의 고객등급을 신탁자산 규모별로 살펴보면 씨티프라이어리티 5천만~2억 원, 씨티골드 2억~10억 원, 씨티골드프라이빗클라이언트 10억 원 이상이다.

씨티은행 WM센터에서 씨티골드 등급인 고객은 전담직원, 씨티골드프라이빗클라이언트 등급인 고객은 전담팀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두 등급을 위한 전용공간도 있다.

씨티골드 등급인 고객부터 글로벌시장과 자산별로 시장 전망을 분석하고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춰 자산배분과 투자방향을 짜는 '씨티 모델 포트폴리오’를 자산관리에 적용받을 수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2015년 첫 WM센터를 개점한 이후 점포 수를 계속 늘리면서 전체 투자상품 판매와 투자자산 규모도 증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같은 방향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특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투자상품 판매액이 23%, 투자자산 규모는 4% 늘어났다. 씨티골드 등급의 고객 수도 5%, 씨티골드프라이빗클라이언트 등급의 고객 수는 8% 증가했다. 

박 행장은 올해 들어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20~30대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확대할 뜻을 보이고 있다. 

박 행장은 “지금까지 2억 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에게만 제공해 왔던 ‘씨티 모델 포트폴리오’와 같은 상품을 올해 안에 젊은 직장인 대상으로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자산을 소액만 맡겨도 채권, 주식, 지역 등에 따라 투자를 다각도로 할 수 있는 분산투자 자산관리상품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씨티은행 고객이 모바일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산관리 상황을 살펴보는 등 디지털금융과 자산관리를 접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0~30대에게 친숙한 디지털금융으로 영업점을 보완할 수 있는 데다 이들이 향후 고액자산가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상반기 안에 씨티골드 등급 이상의 고객들에게만 앱으로 제공하던 자산관리 보고서 메뉴도 씨티프라이어티 등급 고객에게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박 행장은 “(청년층이) 예금과 대출만 보유하고 있으면 빚에서 평생 못 벗어날 수 있다”며 “자산이 적은 젊은이들의 건전한 투자를 돕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