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화장품 브랜드 ‘후’의 인기에 힘입어 면세점 판매에서 순항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고급 한방화장품 브랜드 후가 국내 경쟁사 화장품은 물론이고 해외 명품 브랜드를 모두 제치고 국내 면세점 판매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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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9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후는 지난 10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 국내 면세점에서 까르띠에나 루이비통 등 해외명품과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등을 누르고 면세점 판매 전체 품목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해외명품 브랜드가 아닌 국산 토종브랜드 화장품이 면세점 전체 매출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장품 분야에서 꾸준히 선두를 유지해 온 설화수도 화장품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을 뿐 해외명품 브랜드 매출을 넘지는 못했다.
후는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방한한 펑리위안 여사가 이 브랜드를 즐겨 쓴다는 소문이 돌면서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한류스타인 배우 이영애를 2006년부터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중국 내에서 인지도도 높다.
LG생활건강은 후가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면세점 전용 특별세트를 준비하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금색 용기도 강조하는 등 중국인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가격대도 10만 원대부터 100만 원대까지 다양한 세트를 준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화려한 비단으로 포장한 특별세트도 선보였다. 중국인들이 숫자 8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선물세트에 숫자 8을 넣기도 했다.
후는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용기 디자인에 대한 호감도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의 인기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의 면세점 매출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분기 67.7%, 2분기 142%, 3분기 216%로 크게 증가했다. 또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면세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기록한 6%에서 올 3분기 17.2%로 커졌다.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후는 2003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뒤 2006년 중국에 출시됐다. 중국에서 고급화장품으로 통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갔다. 현재 중국 대도시 최고급 백화점에 7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성장가능성도 높다. 국내 면세점에서 매출이 증가하면 곧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국가에서도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민소득이 늘면서 고급제품을 점차 선호하고 있는 만큼 고급화장품이 당분간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LG생활건강은 지난 8월 후 일부 제품의 면세점 판매가격을 3~4% 인상한 데 이어 11월에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