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중국 안방보험을 1년 동안 직접 경영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안방보험에 해외자산을 매각하라고 압박해왔던 만큼 국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보험감독위원회(보감위)는 23일 홈페이지에 “2월23일부터 2019년 2월22일까지 안방보험을 관리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중국 보감위와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 은행감독위원회, 증권감독원위회, 국가외환관리국 관계자들로 팀을 꾸려 안방보험을 직접 경영한다.
보감위는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그룹 회장이 경제범죄로 구속기소됐다”며 “안방보험의 불법적 영업 때문에 이 회사의 부채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큰 만큼 정상적 영업을 위해 직접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우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회장에서 물러났다. 중국 정부가 구속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감위는 안방보험의 구체적 불법 영업행태나 우 전 회장의 혐의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안방보험의 부채에 큰 이상은 없으며 경영상태도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보감위는 “민간자본을 도입해 안방보험을 구조조정해 민간기업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방보험은 2004년 5억 위안 규모의 자동차보험회사로 시작해 미국와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인수합병시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덩치를 불리며 12년여 만에 1조4500억 위안 규모의 글로벌 보험사로 급성장했다.
다만 지배구조가 불투명하고 주주명단과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여러 나라 금융당국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다.
보감위는 1년 동안 안방보험의 대외채무와 채권에 손대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해외 자본유출 규제를 강화고 있는 만큼 해외자산을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안방보험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둘러싼 경영불안설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지분 42%, 안방그룹지주가 ABL생명 지분 10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안방보험에 인수된 뒤 다른 국내 생명보험사와 달리 저축성보험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면서 안방보험이 단기간에 두 회사의 몸집을 불린뒤 되팔아 매각차익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