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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3일 삼성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
삼성전기가 실적부진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삼성전기가 ‘갤럭시 쇼크’로 3분기 최악의 실적을 냈지만 증권가를 중심으로 긍정적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어 반등만 남았다는 것이다.
삼성전기가 ‘반짝 반등’에 그치지 않으려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 증권가 “실적 회복할 것” 전망
신영증권은 5일 보고서에서 삼성전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6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올렸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올해 고가 스마트폰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며 “삼성전기 같은 부품전문업체가 적정 영업이익률을 확보하려면 제품가격보다 가동률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갤럭시노트4 양산이 본격화하면서 공장가동률이 3분기 저점을 지나 상승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 30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다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모델을 줄이고 중저가 모델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실적 회복 추세는 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삼성전기 실적이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 예상을 내놓았다. 3분기에 6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바닥을 친 상태라 더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4일 보고서에서 “북미에 이어 중국 내수경기도 점차 회복될 전망”이라며 “그동안 부진했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나면서 삼성전기 실적도 3분기를 바닥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베트남 옌빈공단에 짓고 있는 부품공장이 내년부터 가동되면서 원가 경쟁력 극대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베트남 이전 뒤 카메라 모듈 등 핵심부품의 가격 경쟁력은 종전보다 약 30~35% 강화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삼성SDS 구주매출 효과가 반영된다는 점도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 연구원은 “삼성SDS 구주매출로 삼성전기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도 순차입금은 8천억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구주매출 효과가 반영되면 4270억 원으로 감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구원투수’ 이윤태에게 놓인 과제
삼성전기는 1일 단행된 삼성그룹 인사에서 수장이 교체됐다.
2011년부터 3년 동안 이끌었던 최치준 사장이 물러나고 삼성디스플레이에 있던 이윤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전기를 맡게 됐다.
이 사장은 LCD와 시스템반도체 등 핵심 전자부품 개발을 맡았던 삼성의 대표적 ‘개발통’이다. 삼성그룹은 이 사장이 부품사업에 폭넓은 안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삼성전기의 체질개선과 실적부진 탈출이라는 과제를 잘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사장의 당면 과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6월 중순부터 11년 만에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고 지난달부터 40~50대 차부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인력감축을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 효율성을 높이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호황기를 거치면서 삼성전기는 임원이 90명에 이르는 등 조직이 비대해졌다”며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자가 5년 만에 한 자릿수에 그친 것은 고강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곧 있을 조직개편에서 임원감축과 중복사업부 통폐합 등 경영쇄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기가 정상궤도에 오르려면 무엇보다 최대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납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이상이다. 이런 사업구조 탓에 삼성전자 실적 부진 여파를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독자생존을 위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샤오미와 화웨이, 쿨패드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