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사업의 신규사업자 선정과정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법원은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해피스포츠컨소시엄(팬택씨앤아이)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서울지방조달청과 케이토토컨소시엄(웹케시)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해 지루한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스포츠토토사업을 운영하던 오리온이 높은 수수료를 받으면서 운영을 계속하고 있어 국민체육기금만 낭비되고 있다.
◆ 사업자 선정 놓고 지루한 법정공방
4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토토 신규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법정공방이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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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엽 팬택씨앤아이 대표 |
조달청은 스포츠토토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케이토토컨소시엄의 지위가 법원에 의해 박탈되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고등법원에 항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케이토토컨소시엄의 지위를 박탈하고 2순위였던 해피스포츠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정했다.
해피스포츠컨소시엄이 스스토토토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케이토토컨소시엄의 자격과 관련해 제기한 입찰절차중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조달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달청은 항고심에서 지면 대법원에 재항고할 것이며, 재항고에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본안소송까지 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법정 싸움으로 2~3년 이상의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해피스포츠컨소시엄이 입찰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돼 논란은 확대되고 있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사업제안요청서가 조달청이 입찰공고를 낸 3월4일보다 이틀 전인 3월2일에 해피스포츠컨소시엄에 전달됐다”며 “이것은 청렴계약 위반이고 국가계약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사업제안요청서 유출이 사실로 밝혀지면 해피스포츠컨소시엄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에 의해 부정당업체로 지정돼 향후 입찰 참가에 제한을 받게 된다.
◆ 국민체육기금 낭비 사태
스포츠토토 신규사업자 선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기존 사업자인 오리온그룹이 계속 스포츠토토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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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
오리온은 지난 7월 새로운 사업자에게 인계했어야 할 사업을 계속하면서 매달 수십억 원의 이익을 얻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신규사업자 입찰과정에서 현재의 수수료율 3.5%보다 1.427%포인트 낮은 2.073%를 제시했다.
새 사업자는 이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된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기존 사업자인 오리온은 여전히 3%대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스포츠토토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매달 36억 원이 손실되고 있다”며 “가처분 소송부터 본안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1~2년이 더 걸린다고 볼 때 1300억 원의 국민체육진흥기금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 스포츠토토, 입찰공고에서 파행까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3월 새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작업을 시작했다. 기존 사업자인 오리온 경영진의 비리와 횡령사건이 터지면서 새 사업자 선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애초 계획은 입찰제안서 접수와 심사를 통해 5월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고 인수인계 과정을 거쳐 8월부터 새 사업자가 발행업무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을 전담하는 서울지방조달청은 지난 5월 케이토토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런데 케이토토컨소시엄은 입찰 관련 프리젠테이션에서 수수료율을 낮게 책정해 높은 점수를 받은 뒤 본 입찰제안서에 높은 수수료율을 써 넣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자 신규사업자 선정에서 2순위로 밀린 해피스포츠컨소시엄이 지난 6월 법원에 입찰절차중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부는 지난 7월 해피스포츠컨소시엄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조달청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해피스포츠컨소시엄이 차기 스포츠토토 사업권자라는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