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운영체제(OS) ‘크롬’을 탑재한 노트북 ‘크롬북’이 미국의 교육용 컴퓨터시장에서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앞질렀다.
미국 교육용 컴퓨터시장에서 구글의 OS를 탑재한 제품이 아이패드를 누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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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페이지 구글 CEO |
크롬북이 미국의 교육용 컴퓨터시장에서 아이패드를 추월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집계한 결과 크롬북은 3분기에 미국학교를 대상으로 71만5천 대가 출하됐다. 아이패드의 출하량은 이 기간에 70만2천 대였다.
미국 교육용 컴퓨터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MS) OS 윈도를 탑재한 기기들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의 3분기 점유율은 39.5% 정도다. 이어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의 OS를 기반으로 한 기기들이 30.9%를 차지하고 있다.
크롬북은 출시된 지 2년 만에 점유율 25%를 넘어섰다. 지난 3분기 크롬북의 점유율은 27.2% 수준이다.
크롬북이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가는 주된 이유로 낮은 가격이 꼽힌다.
크롬북은 가격이 싼 제품일 경우 199달러에 판매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패드 에어의 가장 저렴한 모델이 379달러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가격차이가 거의 두 배정도 난다.
또 다양한 교육 콘텐츠와 간단한 사용방법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은 지난해 교육용 구글 앱장터도 내놓으며 다양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애플의 앱스토어와 경쟁해 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크롬북이 아이패드와 달리 키보드를 제공하는 점도 시장점유율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학생들은 터치스크린보다 키보드를 이용한 작업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라자니 싱 IDC 선임연구원은 “크롬북은 성장세가 매우 빨라 애플 아이패드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크롬북의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노트북 제조사들이 학교를 대상으로 크롬북의 판촉활동을 벌인 점도 판매가 늘어난 원인으로 풀이된다.
싱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 HP, 델, 에이서 등의 제조사들은 그동안 학교를 대상으로 크롬북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교육용 컴퓨터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의 교육용 컴퓨터시장은 연간 수십 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또 미래의 충성도 높은 고객을 미리 확보한다는 전략적 이점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학교들은 윈도 OS를 기반으로 한 제품을 선호했지만 점점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