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 ‘전면 성형’으로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기존 동양그룹의 로고를 버리고 새로운 로고를 도입하는 한편 아예 회사 이름까지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동양생명을 그동안 짓눌렀던 ‘동양’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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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한서 동양생명 대표이사 |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회사 임직원과 설계사 등 1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4년 연도대상 시상식’을 열고 새로운 기업로고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로고는 동양생명의 대표 브랜드인 ‘수호천사’를 강조한 형상이다.
구 사장은 이 자리에서 "새 CI는 고객가치를 최우선 목표로 추구하려는 의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했다"며 "앞으로도 수호천사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면서 젊고 강한 생명보험 전문회사로 힘차게 날아오르자"고 의지를 다졌다.
구 사장은 회사 이름 변경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내부와 외부의 설문조사, 컨설팅 등 종합검토를 거쳐 사명변경과 CI 교체를 판단하겠다”며 “오는 주총 전까지 검토를 마치고 주주들에게 물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조처는 동양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데 이어 동양 이미지를 떼내기 위한 수순밟기다.
구 사장은 동양생명에 동양사태 문제의 불똥이 옮겨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계열분리를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 그 이후 동양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의 주식 1.67% 전량을 매각하고 동양그룹과 완전히 선을 그었다. 동양생명 측은 "동양사태 이후 지속돼 온 고객의 우려를 일거에 해소하고 회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계열분리 되기 전에도 사실 이름만 동양이었다. 글로벌 경영위기를 겪던 2010년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동양생명의 지분 46.5%를 보고펀드에 매각했다. 동양그룹은 동양생명의 지분 30%를 일정 금액에 되사올 수 있는 조건이 있었지만 2011년 포기했다. 현재 동양생명의 지분은 보고펀드 57.6%, 타이요생명 4.9%, 우리사주 3%, 동양그룹(동양증권) 3%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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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동양생명 로고(좌)와 신규로고(우). 이번 로고의 핵심은 고객을 향한 사랑이다. 고객을 위험과 어려움으로부터 보호하는 수호천사의 날개를 형상화 하였고, 두 날개를 하나로 합치면 하트 모양이 되도록 만들었다. |
그런데도 동양그룹 사태는 동양생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동양그룹 사태가 점화된 직후 이틀 동안 동양생명의 보험해지 환급금은 360억 원으로 해지율이 평소의 6배로 뛰었다. 지난 11월 초까지 동양생명의 보험계약해지 규모는 1500억 원 규모였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12월 이후 해약률이 다시 평균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동양사태로 오히려 재무건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동양그룹 사태로 2000년 이전에 가입한 사람들이 대거 해약했다. 그 시기 저축성보험 대부분은 10% 이상의 확정금리 상품이었다. 현재 저금리 기조로 인해 동양생명에게 악성 물건이있는데, 이번에 대거 빠져나감에 따라 동양생명의 재무건전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그룹 사태가 단기적으로 계약자가 줄어드는 악재로 작용했지만 장기적으로 는 호재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 사장은 앞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 LIG손해보험 인수합병(M&A)에 가세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구 사장은 "손보와 생보간 교차되는 상품이 많아 LIG손보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가 높을 것"이라며 "LIG손보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