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의 본입찰이 27일 마감됐다.

본입찰에 중국계 기업 3곳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매수권을 쥔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 인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메가박스 인수전, 최종 승자 주목  
▲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27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 본입찰에 중국계 기업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기업들이 메가박스를 인수해 한류 콘텐츠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본입찰에 뛰어든 중국기업의 이름과 제시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로봇 캐릭터 ‘또봇’ 제조사 영실업을 보유한 홍콩계 사모투자펀드 헤드랜드캐피털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헤드랜드는 영실업을 팔아 메가박스 인수자금을 마련한 뒤 국내 멀티플렉스사업에 재투자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들이 제시한 가격이 메가박스의 예상 상각전 영업이익(에비타)인 530억 원의 10배 이상일 경우 제이콘텐트리가 보유한 지분 46.3%도 자동적으로 동반매각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계 기업들의 인수의지가 강하다”며 “메가박스 코엑스 주변에 백화점과 호텔 등이 있어 중국 관광객 유치에 적합하다고 보고 한류 콘텐츠사업을 연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기업들은 이에 앞서 예비입찰에서 메가박스 인수가격을 5300억 원 이상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콘텐트리의 지분은 자동매도행사권인 드래그얼롱이 포함돼 있다.

본입찰은 마감했으나 인수전의 키를 쥔 제이콘텐트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메가박스의 최종 주인이 정해진다.

메가박스는 제이콘텐트리의 사실상 '캐시카우' 역할을 해 왔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410억 원, 순이익 256억 원을 올렸다.

제이콘텐트리는 메가박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맥쿼리펀드에 이어 2대 주주다. 맥쿼리펀드는 보유 지분 50%를 매각하려고 하지만 인수자가 에비타의 10배 이상을 제시할 경우 드래그얼롱이 행사돼 매각대상이 100%로 늘어나게 돼 있다.

제이콘텐트리가 우선인수권을 행사해 나머지 지분인수를 원할 경우 최소 5천억 원 이상의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가박스 인수전, 최종 승자 주목  
▲ 메가박스 코엑스
제이콘텐트리는 추가지분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이콘텐트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 6월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30억 원에 머물고 있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도 37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제이콘텐트리가 추가지분 매입을 결정할 경우 유상증자나 차입, 재무적 투자자 확보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자금마련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안다”며 “제이콘텐트리의 현재 자금력으로 볼 때 메가박스 추가지분 인수에 나설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제이콘텐트리는 중앙일보의 종합미디어 계열사다. 메가박스의 수익성이 높은 만큼 제이콘텐트리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콘텐츠사업과 기업가치 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