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선임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애초 이순우 행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관측됐는데 최근 이광구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 부행장의 부상 배경에 서강금융인회(서금회)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서강대 인맥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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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 개인고객본부 부행장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광구 부행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부행장이 급부상하면서 차기 은행장 선임은 이순우 행장의 연임 유력 분위기에서 혼미상태로 흘러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초기에 이 부행장이 시선을 끌지 못했으나 요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이 주목을 받는 뒷배경에 서강금융인회가 작용하고 있다.
이 번에 KDB대우증권 차기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홍성국 부사장도 서강금융인회의 일원이다.
서강금융인회는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2007년 모여 만들었다. 모임 구성원들은 금융회사 팀장급 이상의 금융인 3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로 한화생명 부사장이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후보로 출마했던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 밀린 뒤 서강금융인회를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서강금융인회의 주요인사인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일했다. 이덕훈 행장은 지난 3월 수출입은행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은 “이 행장은 서금회의 수장 격인 인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연대 코스콤 사장도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1978년 졸업한 뒤 서강금융인회에 가입돼 있다. 정 사장은 지난 5월 코스콤 사장으로 선임됐다. 코스콤은 금융위원회 산하의 금융공공기관으로 증권과 파생상품시장의 전산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용하는 일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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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서강대학교 동문이다. 홍기택 회장은 박 대통령의 대선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그뒤 지난해 3월 KDB금융 회장으로 임명됐다. 다만 홍 회장은 서강금융인회에 가입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은행권 인사 가운데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과 채우석 우리은행 부행장이 서강금융인회 회원이다.
박지우 부행장은 2012년 서강금융인회장을 지냈다. 그는 KB금융사태 당시 국민은행장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채우석 우리은행 부행장은 이광구 부행장과 함께 서강금융인회에 참여했다.
서강금융인회 회원으로 제2금융권에 김병헌 LIG손해보험 사장과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이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다. 김병헌 사장은 황영섭 사장의 1년 선배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이정철 하이자산운용 사장, 정은상 GS자산운용 전무, 남인 KB인베스트먼트 사장, 김홍달 OK저축은행 수석부사장 등이 서강금융인회 회원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금융인은 아니지만 서강금융인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서 시장은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1년 후배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서강금융인회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서강금융인회의 금융인들이 금융기관의 수장으로 거명되는 데 주목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했을 때 그와 대학교 동문인 고려대학교 출신 금융인들이 약진하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고려대학교 출신 금융인들이 업계 수장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서강금융인회 금융인들도 그러한 기대를 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