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은 전병조 KB증권 각자대표 사장들이 연임한 데는 통합법인의 첫 해에 좋은 실적을 이끌어낸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증권이 올해 다른 초대형 투자금융(IB)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실적을 놓고 윤 사장과 전 사장의 부담도 첫 번째 임기보다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사장과 전 사장은 각자 전담하는 주요 사업부문 3개에서 모두 성과를 이끌어내 연임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꼽힌다.
전 사장이 1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주어진 수익목표를 이뤄야 내년에 다시 볼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 이루어진 셈이다.
윤 사장은 KB증권의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전 사장은 투자금융(IB)부문을 전담하고 있다.
KB증권은 1~3분기에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에서 영업이익 866억 원을 올려 흑자전환했고 자산관리부문 실적도 증가했다. 투자금융부문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1.3%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320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1% 증가한 데도 자산관리, 세일즈앤트레이딩, 투자금융부문의 이익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점이 기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들은 두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가 KB증권 사업 전반의 고른 이익증가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바라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사장과 전 사장은 두 번째 임기 동안 수익성 강화를 가장 큰 과제로 안게 됐다. KB증권은 올해 순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다른 대형 증권사들과 비교하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들의 1~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을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 4081억 원, 한국투자증권 4023억 원, NH투자증권 2821억 원, 삼성증권 2099억 원이다.
KB증권은 3분기 기준 자기자본 4조2324억 원을 보유했는데 비슷한 수준인 한국투자증권(4조2699원)과 삼성증권(4조3409억 원)보다 적은 순이익을 거둔 셈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현대저축은행을 매각하면서 중단사업손실이 발생했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퇴직금 지급에 대비한 충당금도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KB증권은 1~3분기에 훨씬 적은 자기자본을 보유한 메리츠종금증권(2688억 원), 키움증권(1655억 원), 신한금융투자(1572억 원)보다 적은 순이익을 냈다.
윤 사장과 전 사장은 여전히 남아있는 화학적 결합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출신 직원들의 임금과 인사제도가 아직 통합되지 않았다.
현대증권 출신 직원들은 KB투자증권 출신보다 대체로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 반면 KB투자증권 출신 직원들은 현대증권 출신보다 더 빨리 진급하는 경향을 보인다.
KB증권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등 일부 제도는 노사합의를 거쳐 합쳐졌고 임금협상도 진행 중”이라며 “직급제도 등도 최대한 안정적으로 통합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