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전 대표는 지난해 초부터 투자금융부문의 강점을 살려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을 만회하는 전략을 펼쳐왔는데 권 사장 역시 이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기준으로 투자금융부문에서 영업이익 690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2% 증가했다.
여 전 대표는 상반기에만 7건 이상의 굵직한 대체투자를 성사했는데 권 사장도 하반기에 부동산 및 구조화금융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한화투자증권은 글로벌 부동산 투자그룹인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RR)과 마스턴투자운용 등이 평택항에 물류창고를 조성하는 사업에 1500억 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주관회사로 10월 참여했다.
알리안츠그룹이 독일 베를린에서 신사옥을 사들이는 데 필요한 1천억 원 가량의 자금도 모집하고 있다. 대한해운의 중형 탱커선(중고 1척, 새로 만든 선박 2척)을 들여오는 데 필요한 215억 원가량의 자금 조달에도 참여했다.
권 사장은 한화인베스트먼트의 벤처투자사업을 넘겨받아 투자금융부문에서 새로운 동력도 마련했다. 한화투자증권은 17일 이사회를 열어 135억 원에 한화인베스트먼트의 벤처투자사업을 모두 넘겨받기로 결정했다.
벤처투자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지원정책과 코스닥지수 활황 등에 힘입어 전망이 밝은 사업으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이어진 ELS증권 부실에 따른 충격도 최근 들어 대부분 털어낸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의 트레이딩부문은 3분기에 누적기준으로 영업이익 260억 원을 거둬들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누적 영업손실이 1873억 원에 이르렀다.
ELS 운용규모도 8월 말 기준으로 5400억 원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2천억 원)보다 55% 감소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전환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초부터 흑자전환을 목표로 달려왔다.
한화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 426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순손실 규모가 1352억 원에 이르렀는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 전 대표가 7월부터 한화그룹으로 옮겨간 만큼 3분기부터가 권 사장의 실적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무난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며 “다만 최근 주식시장이 워낙 활황기였고 한화투자증권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75억 원과 183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린데 반해 3분기에는 68억 원으로 급격히 줄어든 점을 감안한다면 아직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