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금융감독원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에 이어 또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은 이병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이 전 부원장보에게 인사청탁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20일 금감원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와 사문서 변조·행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이 전 부원장보를 기소하면서 “현직 은행장이 연루됐다”고만 밝혔는데 이 사람이 박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해 7월 금감원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에 대구은행 출신 직원이 합격할 수 있도록 이 전 부원장보에게 청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인사청탁과 관련해 두 사람 사이에 대가성 금품이 오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아 조사방식이나 처벌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에 이어 금감원 채용비리 의혹에도 연루되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의 경우 대구은행 내부갈등설,
문재인 정부의 TK(대구·경북) 인사 흔들기, 박 회장의 도덕성 문제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금감원 채용비리 의혹은 박 회장이 버티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금융공공기관의 채용비리와 관련해 엄정한 대처를 지시할 만큼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대구은행 노조와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들이 박 회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이은 논란에 박 회장이 계속 침묵으로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DGB금융그룹의 신뢰도는 물론 하이투자증권 인수 등 경영적 측면에서도 후폭풍이 거세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