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장 점검 차 유럽 출장 길에 올랐다. 자동차 품질 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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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정 회장은 슬바키아, 체코, 독일, 러시아 등을 순회하기 위해 4일 유럽 출장에 나섰다. 정 회장은 출국에 앞서 “유럽 현지공장을 비롯해 4곳에 들러 상황이 어떤지 살펴보러 간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유럽 방문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5개월 만이다.
정 회장은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과 현대차 체코공장에 들러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을 집중 점검한다.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기술연구소와 유럽판매법인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고 판매전략을 논의한다. 러시아에서 현지 주력 모델인 현대차 쏠라리스와 기아차 리오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판매 강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한다.
올해 유럽 자동차시장은 6년 간의 침체를 끝으로 본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회복세는 현대차 판매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현대차 지난달 판매량은 국내 5만1380대, 해외 32만7464대로 모두 37만8844대를 기록해 전년동월 대비 3.4% 증가했다. 해외 판매량만 따져보면 국내생산 수출량 9만6930대, 해외생산 판매량 23만534대 등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정 회장이 유럽 방문에 나선 것은 현지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서유럽과 동유럽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1900만 대에 이른다"며 "정 회장의 방문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지역 상황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유럽 진출 37년만에 현지 누적 6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 2011년 500만대 판매기록 달성한지 2년여 만이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 유럽시장 5%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에서 신형 쏘나타 판매를 위한 사전 포석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제너시스 수출에 나서고 있고, 이달 말 국내에 출시하는 신형 쏘나타도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
정 회장은 출국장에서 신형 쏘나타에 대해 “(판매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신형 쏘나타는 2009년 YF쏘나타 출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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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말 출시를 앞둔 신형 쏘나타 |
황정렬 중대형PM센터장(상무)는 신형 쏘나타의 출시와 관련해 "신형 쏘나타는 현대차를 향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지적과 격려를 담아 개발했다"며 "가장 낮은 자세에서 자동차의 본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신형 쏘나타는 사실상 제네시스의 후속작이라는 평가가 더 적절하다. 2년6개월 동안 폭스바겐의 중형 세단 파사트, 토요타 캠리, 포드 퓨전 등을 구입해 부품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신형 쏘나타 개발에 참고했다고 한다. 특히 그동안 현대차를 둘러싸고 벌어진 '국내외 모델간 차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 시장에 출시되는 모델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안전 규제를 채택했다고 현대차 측은 말한다.
현대차 측은 "쏘나타는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성장을 책임져온 효자 모델이자 향후 현대차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모델"이라며 "전세계 중형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달 ‘품질 전문가’인 권문식 사장을 다시 불러 들이면서 품질경영을 거듭 강조했다. 권 사장은 지난 해 11월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의 책임을 지고 나간 지 세 달 만에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으로 돌아왔다. 권 사장은 현대차 내부에서 품질 전문가로 불렸던 만큼 권 사장의 복귀는 품질에 위기를 느낀 정 회장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