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이 국정감사에서 직원들의 잇단 자살과 관련해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타에 진땀을 흘렸다.
27일 경기 과천 한국마사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마사회 국감에서는 마사회 직원들의 잇단 자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만 마사회 직원 5명이 자살한 근본적 원인은 기형적인 고용구조 때문”이라며 “말관리사들은 산재율이 높고 산재를 당해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권 민주당 의원도 “마사회는 마주만 상대하고 말관리사 등은 다단계 고용구조를 띠고 있다”며 “불안한 고용구조에 매달린 이들과 관련한 안전책을 미리 마련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돼 자살이 잇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사회는 올해 말관리사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마사회 부장급 2명도 업무스트레스 등으로 자살해 5명의 직원이 사망했다.
이 회장은 “경마스포츠의 특성상 경쟁이 심한 측면이 있다”며 “마사회가 지난해부터 국정농단에 연루되면서 특검, 감사원, 고용부 등 기관별 감사가 잇따른 점도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의 자살 이후 이 회장의 처신도 논란이 됐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마사회 부산경남본부 부장이 자살한 다음날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버섯축제에 꼭 참석해야 했느냐”며 “마사회장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고 비판했다.
설훈 위원장도 “자기 기관에서만 5번째 자살이 나왔으면 원인을 조사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유가족을 만나서 위로해줘야 하는 상황에서 축제장을 찾은 것은 상식 밖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 회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구미시장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장출마는 이 회장 자유지만 마사회 직원들은 이 회장을 바라보고 있다. 3년 임기를 다 채운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 회장은 “임기 내 최선을 다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국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빠진 반쪽짜리 국감으로 진행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