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가 호주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사업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받기로 했다.
2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삼성SDI는 12월1일까지로 예정된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 구축사업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공급한다.
호주정부는 올해 전력난으로 일부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지자 전 세계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했다.
테슬라는 이 과정에서 90:1에 이르는 경쟁률을 뚫고 구축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3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약 573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수주에 성공한 뒤 개인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100일 안에 에너지저장장치를 완전히 구축하지 못할 경우 돈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 대부분 전략적 협력사인 일본 파나소닉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는 단기간에 대량의 배터리가 필요한 만큼 부족할 수도 있다고 보고 삼성SDI의 배터리로 수급처를 다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는 “테슬라가 사업규모를 키워나가며 삼성SDI의 배터리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며 “다른 국가 정부에서도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 구축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에너지저장장치의 경우 다른 업체의 배터리를 공급받아 탑재하더라도 전기차에는 파나소닉의 배터리만 탑재할 것이라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배터리에서도 부족을 겪어 수급처 다변화가 필요해질 경우 기존에 협력한 적이 있고 기술력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삼성SDI의 배터리도 우선적으로 받는 방안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