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2017-09-12 19: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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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박근혜 정부 때 사직을 강요당한 정황을 증언했다.
2013년 문화부 체육국장 시절 ‘승마협회 내부의 최순실씨 관련 파벌싸움을 정리해야 한다’고 보고했다가 박 전 대통령이 ‘참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하면서 좌천됐다.
▲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노 차관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지목했다는 얘기를) 당시에는 전해 듣지 못했고 인사조치가 이뤄진 다음에 유진룡 전 문화부 장관이 자초지종을 설명해줘서 들었다”고 진술했다.
노 차관은 박물관 교류단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초 사표를 제출하라고 강요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강태서 운영지원과장이 직접 저를 찾아와 ‘산하기관 자리를 마련해 줄테니 후배들을 위해 용퇴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 차관은 “강 과장에게 ‘용퇴할 생각이 없다. 누구 지시인지 솔직히 말해라. 장관 지시면 장관을 만나겠다’고 항의했지만 ‘장관 윗선의 지시다. 장관도 곤혹스러워한다’며 5월까지 시한을 줬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였던 프랑스 장식미술전이 무산된 것이 사표제출 요구의 명분이 됐다.
노 차관은 “당시 미술전을 함께 준비한 직원들까지 인사 조치가 있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며 “내가 버티면 직원들에게도 불이익이 돌아갈 걸 직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5월 마지막 날까지 버텼고 결국 면직처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노 차관을 바라보다가 그와 관련한 발언이 나오자 옆자리의 유영하 변호사를 쳐다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