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이 문재인 정부에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신현우 대표는 새 출발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수선했던 한화테크윈의  분위기를 다잡는 데 주력하고 있었는데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됐다.

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이 최근 당국의 조사를 계속 받으면서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화테크윈 전방위로 조사받아, 신현우 새 출발 '삐거덕'

▲ 신현우 한화테크윈 항공·방산부문 대표이사.


고용노동부는 5일 한화테크윈과 한화테크윈에서 방산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된 한화지상방산에 근로감독관들을 파견해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했다.

국세청은 8월 말에 국세청의 중앙수사부라고 불리는 조사4국을 동원해 한화테크윈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한화테크윈의 한 직원은 “한화테크윈이 물적분할로 기업을 쪼갠 이후에도 자회사 직원들은 각종 매각설에 휩싸여 좀처럼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한화테크윈을 겨냥하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의 동요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사결과를 지켜봐야 해 딱히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신현우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대신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에 다녀오는 등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화테크윈 외부적인 경영환경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면서 신 대표의 처지도 곤란하게 됐다.

신 대표는 한화테크윈이 7월1일자로 사업부 3개를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로 세우는 과정에서 존속법인인 한화테크윈의 대표를 유지했다. 신설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의 초대대표도 맡았고 K9자주포를 생산하는 주력계열사인 한화지상방산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사업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물적분할한 자회사가 초창기에 기반을 다잡을 수 있도록 신 대표에게 중책을 맡긴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화테크윈이 물적분할한 것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나 지주사체제 전환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면서 한화테크윈 계열사 직원들이 불안한 내색을 비치자 신 대표는 고용안정의 의지를 보이며 직원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9자주포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세무조사와 고용노동부 조사 등이 이어지자 이런 노력들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말도 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조사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한화그룹이 박근혜 정부에서 방산사업의 덩치를 엄청 키운 점을 놓고 문재인 정부가 비리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각종 의혹을 적절하게 소명하지 못하면 새 출발한 회사의 첫걸음이 삐그덕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