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 내정자가 주요 계열사 5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포스코그룹을 놓고 크게 판을 새로 짜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계열사 CEO의 대폭 교체로 향후 포스코와 계열사 임원들의 인사도 대거 물갈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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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 내정자 |
포스코그룹은 다음달 17일 열리는 각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ICT, 포스코켐텍, 포스코엠택, 포스코플랜텍 등 상장계열사 5곳의 CEO를 교체한다고 27일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동희(64) 부회장에서 전병일(58) 대표이사 사장으로 CEO가 교체된다. 전병일 사장은 미국, 폴란드, 독일,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에서만 17년을 보낸 정통 '영업맨'이다. 포스코 측은 “능력 있는 인재를 그에 걸맞는 자리에 앉히겠다는 권오준 회장 내정자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종합무역상사라는 대우인터내셜의 조직 특성을 반영해 장악력이 높은 인사를 앉혀 효율적인 경영을 진행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희 부회장은 임기 만료로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2선으로 퇴진한다. 이 부회장은 상임고문을 맡아 새 경영자의 연착륙을 측면 지원할 계획이다. 포스코 출신인 이 부회장은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그룹에 인수된 뒤 CEO를 맡았다.
포스코ICT는 조봉래(61) 사장에서 전국환(55) 상무이사로 CEO가 변경된다. 전 상무이사는 대표이사 전무로 승진해 정식 CEO가 임명될 때까지 사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조봉래 사장은 포스코켐텍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 사장을 맡게 됐다. 김진일(61) 포스코켐텍 사장은 사내이사 임기를 만료하고 대표이사 사장에서 물러난다. 포스코엠텍도 윤용철(61) 사장 대신 이경목(58) 포스코건설 엔지니어링실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포스코플랜텍은 강창균(58) 사장이 CEO에서 물러나고 유광재(61)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또 상장사가 아닌 포스코건설 정동화 부회장, 포스코에너지 오창관 사장도 다음달 그룹 인사를 통해 CEO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사 가운데는 실적이 비교적 양호한 포스코강판만 CEO 교체 없이 신정석(61) 사장이 자리를 지킨다. 이번 계열사 인사에서 재무 출신의 등용이 눈에 띈다.
포스코ICT 대표이사 전무를 맡은 전국환 상무이사는 경북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 재무실에서 세무그룹리더(상무보)를 역임했다. 또 전병일 대표이사 사장 후보와 함께 이날 대우인터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최정우 대우인터 부사장 후보자는 포스코건설 기획재무실장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이는 권 회장 내정자가 재무 출신을 중용해 정준양 회장 재임 기간에 방만해진 계열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포스코 측은 "이번 인사는 권 후보자가 내정된 이후 강조해온 경영 혁신의 일환"이라며 “전문성을 크게 고려해 계열사 CEO를 인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