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거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을 강하게 비판했다.
아마존이 시장의 강력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전자책 판매가격을 낮추라고 강요하는 등 출판업계에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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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 교수 |
크루그먼은 20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아마존이 출판업계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먼은 “아마존이 온라인 출판시장에서 너무 큰 힘을 갖고 있으며 이를 남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아마존을 일반적 ‘공급 독점자’가 아닌 ‘수요 독점자’로 규정했다. 수요 독점자란 공급자가 많은 상황에서 수요자가 1명만 있어 절대적 지위를 갖는 판매자다.
크루그먼은 아마존과 유럽계 대형출판사 아셰트와 분쟁을 근거로 들었다.
아마존은 지난 4월 아셰트와 가격협상이 결렬되자 아셰트 서적에 대한 할인을 없애고 배송기간을 최소 2일에서 4~5주로 늘렸다.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종이책 62%와 전자책 65%를 점유하고 있어 아셰트가 받은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크루그먼은 “독자는 책에 관련된 소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받고 책이 화제에 올라 베스트셀러가 돼 가는 과정을 볼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아마존은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내세워 시장의 역할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아마존의 모습이 20세기 초까지 미국 원유산업을 독점하던 스탠더드 오일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정부는 1911년 반독점 규제를 통해 스탠더드오일을 해체했다.
크루그먼은 미국정부가 과거 스탠더드 오일을 규제한 것처럼 아마존을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이 출판계에서 부리는 횡포를 비난한 것은 크루그먼뿐이 아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연이어 아마존의 부당행위를 지적하고 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장 티롤 프랑스 툴루즈 제1대학 교수도 아마존을 비판했다. 200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엘프리데 옐리네크를 포함한 유럽 작가 1000여 명도 지난 8월 성명서를 내고 “아마존이 작가와 책을 인질로 잡고 전자책 가격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