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계열사 추가지원에 따른 부담을 덜고 사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8일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과 계열분리한 뒤 현대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아 자회사를 추가지원하면서 현금유출이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며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 연결자회사를 추가지원해야 할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엘리베이터, 현대그룹 지주사 역할 부담 줄어  
▲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과 계열분리하면서 2015년 말과 지난해에 걸쳐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앤알과 현대아산, 현대종합연수원 등을 인수해 연결자회사로 편입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새롭게 연결자회사로 편입된 계열사를 지원하느라 현금사정이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지만 이 계열사들은 현재 차입금을 크게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 연구원은 현대엘엔알이 올해 5월 표면금리가 8.9%에 이르는 사모사채 560억 원을 갚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현대엘엔알이 연간 이자비용으로 쓰던 50억 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현대엘엔알의 자회사인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도 부채비율이 높지만 전체 부채 가운데 79.1%가 당장 갚지 않아도 될 회원보증금, 장기선수수익 등 비유동부채다.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가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의 73.1%를 상환한 데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의 연결실적을 끌어내릴 위험성은 낮다고 김 연구원은 바라봤다.

현대아산도 대북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삼아 그동안 실적이 꾸준히 악화했지만 1분기 말 기준으로 유무형자산이 1462억 원, 자본총계가 334억 원에 이르러 단기적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게 부담을 안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가 경영 외적인 요인이 아닌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 연결실적 개선에 현금을 쓰는 것은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며 “현대엘리베이터의 자회사 실적이 앞으로 개선되면서 사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