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사장이 폴리실리콘업계의 불황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이 사장은 폴리실리콘사업에서 해외공장 가동률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석유화학·카본케미칼부문에서 현금을 마련하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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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OCI 사장. |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7일 “올해 3분기 폴리실리콘의 판매가격이 떨어지고 여름철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폴리실리콘의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며 “OCI가 폴리실리콘사업이 포함된 베이직케미칼부문에서 적자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OCI의 폴리실리콘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은 30~40%를 차지한다. 여름철에 전력소비가 늘어나 전기요금이 오르면 OCI는 수익성이 나빠진다.
중국의 폴리실리콘기업도 올해 하반기 가동률을 높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렇게 되면 수요는 정체돼 있는데 공급만 늘어 폴리실리콘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7월 들어 kg당 13달러~14달러 초반에 형성돼 있는데 이는 OCI의 폴리실리콘 제조원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등 주요 태양광시장의 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주요 폴리실리콘기업이 증설계획도 세워두고 있다”며 “폴리실리콘기업의 수익성이 계속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우현 사장은 폴리실리콘업계 불황을 ‘투트랙’전략으로 헤쳐 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말레이시아의 폴리실리콘공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갖춰 타격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이다.
OCI는 5월에 일본 화학기업인 도쿠야마로부터 말레이시아의 폴리실리콘공장을 완전히 인수하고 OCIMSB라는 이름을 붙였다. KTB증권은 OCIMSB에서 생산되는 폴리실리콘의 제조원가가 kg당 8.1달러인 것으로 추산했는데 한국공장 제품의 원가보다 6달러 정도 낮은 것이다.
중국 폴리실리콘기업의 원가경쟁력도 뛰어나다는 점을 고려하면 OCI가 OCIMSB를 본격적으로 상업가동한다고 해도 성과를 당장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중국기업과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으며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본다.
폴리실리콘사업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때까지는 석유화학·카본케미칼부문을 방패막이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카본케미칼은 석탄과 석유를 원료로 화학제품을 만드는 부문인데 OCI는 이 부문에서 콜타르정제사업과 흑색도료나 타이어 배합제 등에 쓰이는 카본블랙생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OCI는 올해 2분기에 석유화학·카본케미칼부문에서 영업이익 500억 원을 냈는데 연결영업이익보다 59% 많다. 석유화학·카본케미칼부문에서 돈을 벌고 폴리실리콘과 발전사업 등에서 까먹고 있는 셈이다.
OCI는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에 콜타르정제공장인 MSOCI와 카본블랙생산공장인 OJCG를 상업가동하고 있는데 MSOCI는 업황호조로 70% 중후반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본케미칼부문은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사업으로 성장전망이 더 밝아졌다.
OCI는 현대오일뱅크와 손잡고 충청남도 대산에 카본블랙공장인 현대OCI를 짓고 올해 말 상업가동할 수도 있는데 현대제철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사업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OCI가 준공되면 OCI의 카본블랙 생산능력이 연간 50만 톤을 넘어서면서 국내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