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의 실적을 냈다.
인텔은 PC시대 강자였으나 모바일시대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두 분기 연속 좋은 실적을 내놓으면서 인텔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텔이 올해 3분기 33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즈가 15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규모다. 매출은 145억5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 시장예상치 웃도는 실적, 인텔 부활 기대감 높아져
인텔은 3분기에 애초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주당 0.65달러를 넘어 0.66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우리가 만들어낸 성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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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
인텔의 3분기 실적이 이처럼 양호한 것은 PC사업의 상승세 덕분이다. PC용 칩 매출이 92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 늘었다. 특히 노트북 부문의 매출은 21%나 상승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도 37억 달러로 16% 증가했다. 사물인터넷 부문은 5억3천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 증가했다.
다만 모바일 부문에서 100만 달러의 매출에 그쳐 약 10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인텔은 4분기 매출 수준도 142억 달러에서 최대 15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의 4분기 매출 전망치인 145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인텔은 그동안 PC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해왔으나 모바일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자 인텔의 부활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 사물인터넷시장 전략에 주목
인텔이 PC사업부문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4월 윈도XP에 대한 지원이 종료되면서 기업용PC 교체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텔은 특히 노트북 부문에서 높은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PC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3분기 PC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1.7% 감소에 그쳤다.
전 세계 ATM기기 대부분이 여전히 윈도XP를 사용하고 있어 기업들의 PC교체 수요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PC시장에서 이런 수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알 수 없다. 기업용PC의 교체수요를 제외하고 PC판매를 견인할 만한 동력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이 사물인터넷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점도 눈에 띈다.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 않지만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CFO는 “사물인터넷용 기기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인텔도 사물인터넷 기기 시장에 참여하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시장은 2020년까지 26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인텔이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
◆ 모바일부문 부진에도 투자 지속
인텔은 3분기 적자를 내며 모바일 부문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텔은 모바일부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달 중국 모바일 칩 제조사인 스프레드트럼 커뮤니케이션즈와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 15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인수했다.
인텔은 이를 계기로 인텔 아키텍처 기반의 모바일 칩을 개발해 중국 및 글로벌시장에서 인텔 칩을 판매하려고 한다.
인텔은 지난 5월에도 중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제조업체인 록칩과 제휴를 맺고 태블릿PC부문에 투자했다.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CFO는 “모바일 부문에서 이익을 내기 위해서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 출시된 에이수스의 하이브리드 스마트폰에 인텔 LTE 모뎀이 장착되는 등 모바일사업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