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매각과 관련해 '고용보장'이라는 또다른 숙제를 안을 수도 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대표의 상견례를 겸한 오찬회동에서 금호타이어 매각문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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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박 위원장은 오찬회동을 마친 뒤 국회에서 관련브리핑을 열고 “호남경제의 어려운 원인 가운데 하나로 금호타이어 인수문제를 말씀드렸더니 (문 대통령이) 금호문제는 ‘고용이 완전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지금 인수계약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것은 지금 밝히긴 어렵기 때문에 기다려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금호타이어의 고용문제를 직접 언급한 만큼 이동걸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데 완전고용이라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그동안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성사하는 데 주력해왔다면 앞으로는 매각과정에서 고용문제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 회장은 현재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 중국의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외국기업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금호타이어 문제에 관심을 지니고 있지만 매각과 관련해 정부의 직접적인 도움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이 회장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7일 인사청문회에서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할 경우 제2의 쌍용자동차 사태가 우려된다”고 지적하자 “광주와 호남지역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중심의 채권단에 맡겨놔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의 구조조정 때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합을 맞췄는데 금호타이어 매각의 경우 이전과 달리 뒤를 봐줄 사람이 없어 전적으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은 점은 이 회장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쌍용자동차를 언급하며 금호타이어를 중국기업에 매각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지금 인수계약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주체가 더블스타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용문제만 해결된다면 정부가 더블스타 매각에 반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17일 인사청문회에서 금호타이어와 관련해 “고용문제는 채권단과 더블스타 사이에 고용유지협약이 상당히 실효성 있게 맺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2년이 지난 뒤에 해고 여부와 관련해서도 어느 정도 보장장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