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이 박근혜 정부와 유착관계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떠오르며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검찰은 하 사장이 항공항공우주산업 사장을 맡을 때부터 연임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의 실세에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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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
검찰은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일부 협력기업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성용 사장이 협력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신 뒷돈을 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자금으로 박근혜 정부의 실세에 로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수사를 하 사장 개인의 경영비리에 한정하고 있지만 검찰의 칼끝이 하 사장과 박근혜 정부의 실세와 유착관계를 살펴보는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사정당국이 하 사장과 박근혜 정부의 관계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하 사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으로 처음 선임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의혹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2013년 4월경 하 사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 경영관리본부장을 맡던 2007~2008년에 횡령의혹에 연루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를 벌였다.
하 사장은 당시 성동조선해양 사장을 그만두고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을 맡기로 이미 내정돼 있었다.
민정수석실은 하 사장과 관련된 검증을 진행하다가 2013년 5월에 열린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하 사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자 조사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수석실이 하 사장의 횡령의혹 등을 보고받고도 이를 덮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 사장이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 명과 관계를 맺고 있어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에 선임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친박계 중진 의원과의 연관설도 있다.
하 사장이 성동조선해양을 1년 반가량 이끌며 흑자전환에 실패했음에도 국내 최대의 방위산업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에 선임된 부분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 사장과 박근혜 정부의 유착관계와 관련한 의혹은 하 사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을 연임하는 과정에서도 나온다.
하 사장은 지난해 5월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에 재선임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하 사장이 협력기업들과의 거래로 마련된 비자금을 정부의 고위인사들에 건네 연임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사실상 정부의 관리 아래 놓여있기 때문에 하 사장이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접촉했다는 의혹이 쏟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 사장이 재임한 기간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은 KDB산업은행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었다. 산업은행이 정부의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장에 선임되거나 연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든 정부의 실세에 줄을 댔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검찰은 하 사장을 출국금지했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하 사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 사장은 검찰의 소환에 대비해 법률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