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심사를 KB금융의 차기회장이 정해진 뒤로 미뤘다.
14일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위는 15일과 29일 열릴 정례회의에서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승인 안건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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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
금융위는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사를 계열사로 편입하려고 할 경우 두 기업의 경영건전성과 사업계획 타당성 등을 심사한다.
금융위는 각 심사항목 가운데 KB금융의 경영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KB금융지주 회장이 정해지지 않은 데다 KB금융의 지배구조도 아직 불안하다고 본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KB금융의 내부갈등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승인안건을 바로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며 “KB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된 이후 LIG손해보험 인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해보험의 지분 19.47%를 6850억 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KB금융은 그뒤 8월11일 금융위에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냈다.
금융위는 애초 이달 중 LIG손해보험 인수안건을 정례회의에서 처리하려 했다. 그러나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의 갈등으로 KB금융 사태가 뜻밖에 장기화되면서 심사가 계속 미뤄졌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 인수가 예상보다 더 미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LIG손해보험 인수가 이달 안에 끝나면 회사이름을 바꾸고 KB금융 계열사와 연계된 상품을 개발해 시너지효과를 내려고 했다”고 답답해 했다.
KB금융이 LIG그룹에 내야 할 지연이자도 부담이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하면서 10월27일까지 금융위가 심사를 끝내지 않으면 구자원 LIG그룹 회장 등에 연 6%의 지연이자를 물어주기로 약속했다. 오는 28일부터 KB금융은 구 회장 일가에게 하루에 1억1천만 원씩 이자를 줘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