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오너 리스크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택 수리비 비리의혹 관련한 경찰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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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의 그랜드하얏트 인천 호텔. |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만큼 대한항공이 수사대상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에 발맞춰 최근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구조를 정리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여온 만큼 경찰수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를 놓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 서울 평창동 자택수리에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그랜드하얏트호텔 공사비를 사용하는 등 배임행위를 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7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해 계약서, 공사관련 자료. 세무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자택 수리비용 액수는 10억 원대로 비교적 크지 않다. 그런데도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을 벌인 것을 놓고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재계 일각에서 나온다.
조 회장은 이번 경찰수사 외에도 여러 건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에 자금지원을 하는 데 계열사와 공익법인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업무상배임 등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2014년 6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한진해운 영구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7771억 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했는데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채무변제 능력상실을 알 수 있었을 상황에서도 한진해운 지배권을 얻기 위해 대한항공에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는 2016년 12월28일 조 회장과 서용원 한진 사장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데 정석인하학원을 활용하면서 업무상배임 등을 저질렀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정석인하학원은 인하대학교 등 학교를 운영하는 한진그룹 공익법인으로 조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한진그룹 측 임원들이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정석인하학원을 통해 한진해운 회사채 130억 원을 사들여 정석인하학원에 손해를 끼친 행위를 놓고 업무상배임 혐의로 조 회장을 인천지검에 4월18일 고발했다.
조 회장은 상속세 탈세 수사를 무마하는 조건으로 진경준 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검사장의 처남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2009년 계열사 돈을 횡령해 상속세를 납부했다는 의혹을 받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의 내사를 받았는데 돌연 수사가 중단됐다. 그 뒤 진 전 검사장 처남이 2010년 설립한 청소용역업체 블루파인매니지먼트가 2010년 7월부터 2015년 말까지 134억 원 규모의 한진그룹 계열사의 청소용역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측은 당시 “진 전 검사장이 먼저 요구했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는 수사무마를 조건으로 진 전 검사장의 처남업체에 한진이 일감을 몰아주어 제3자인 진 검사장의 처남이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하며 2016년 12월28일 조 회장을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