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의 석유화학자회사 타이탄 상장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줄었지만 해외생산설비 증설계획을 순탄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5일 “주력 석유화학제품의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가격을 뺀 것)가 축소되면서 타이탄의 공모가가 떨어져 자금조달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하지만 인수합병을 위해 마련해 놓은 자금이 있어 큰 타격을 받지 않고 해외설비 증설계획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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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
파이낸셜타임스와 말레이시아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타이탄의 희망공모가를 주당 8링깃(말레이시아 화폐) 정도에서 6.5링깃으로 낮췄다. 발행하려고 했던 신주규모도 기존 7억4048만3천 주에서 5억5800만 주로 축소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이 타이탄 상장으로 손에 쥐게 될 자금은 1조 원 안팎일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확보하려고 했던 자금규모보다 6천억 원 가까이 줄어드는 것이다.
최근 석유화학제품의 스프레드가 축소되자 수요예측과정에서 투자자의 반응이 미온적이었기 때문에 롯데케미칼이 타이탄 공모희망가격과 공모물량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나프타분해시설 증설작업을 진행하는 데는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타이탄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인도네시아 증설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싱가포르의 석유화학회사를 인수하려고 쌓아놓은 자금이 있을 뿐 아니라 재무구조도 안정되어 있어 자체투입자금이 늘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이 타이탄을 상장해 해외석유화학설비를 증설하면 중장기적인 사업체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인수금액이 약 2조 원에 이르는 싱가포르의 석유화학회사를 인수하려고 했지만 실패하면서 이 돈을 쌓아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5천억 원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올해 실적전망도 밝은 편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국내 신용평가3사부터 신용등급 AA+를 받고 신용전망도 ‘안정적’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