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만도가 돌고돌아 결국 대유그룹에 인수됐다.
위니아만도는 올들어 KG그룹 현대백화점과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노조 반대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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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 |
대유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유에이텍이 10일 위니아만도홀딩스와 위니아만도 지분 70%를 805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위니아만도홀딩스는 글로벌 사모펀드 시티벤처캐피털(CVC)이 위니아만도를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로 위니아만도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유에이텍은 위니아만도를 인수하기 위해 자회사 위니아대유를 설립하고 지분 인수에 나선다. 오는 14일까지 인수대금 10%인 80억5천만 원을 지급하고 오는 31일 잔금을 모두 납부해 인수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대유에이텍은 계약 완료후 지분 70%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CVC는 지분 30%를 계속 보유하고 대유에이텍의 위니아만도 경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유그룹은 이에 앞서 지난 7월 위니아만도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현대백화점그룹에 밀렸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초 본계약 직전 인수를 철회함에 따라 대유에이텍이 다시 도전에 나섰다. 대유에이텍은 한 달간 실사작업을 거쳐 인수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대유에이텍 관계자는 “앞으로 CVC로부터 경영지원을 받아 직원들에 대한 처우보상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며 “위니아만도 노조와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유그룹은 노조에 고용보장과 적정한 규모의 위로금 지급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아직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대유그룹이 인수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노조가 다음 주 쯤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위니아만도는 올해 들어 KG그룹과 인수계약을 체결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지난 8월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인수를 포기했다.
현대백화점과 협상에서 위니아만도 노조는 1개월 내 매각대금의 7%를 종업원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현대백화점 소유 지분 5%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으로 나눠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유에이텍은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에 자동차 시트를 공급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 5552억 원, 영업이익 130억 원을 올렸다.
대유그룹은 지주사격인 동강홀딩스를 비롯해 계열사 12곳을 두고 있다. 자동차 부품 및 건설, 금융 등의 사업을 해 왔다. 지난채 그룹 전체 매출은 12조2천억 원 규모다.
대유그룹은 위니아만도의 에어컨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공조부품 사업에 진출하고 사업영역을 가전분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사위다. 박 회장의 부인 한유진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손녀다.
위니아만도는 범 현대가인 한라그룹 계열 만도기계 공조사업부 가전부서로 출발해 1995년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를 출시했다.
만도기계 공조는 1999년 흑자부도를 내면서 UBS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이후 2005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던 시티벤처캐피털(CVC)이 위니아만도 지분을 100%를 인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