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뒤 휴대폰 기기변경과 중고 단말기 개통이 크게 늘어났다. 이동통신사가 제시한 단말기 보조금 액수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자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기기변경 건수는 단통법 시행 하루 뒤인 2일 9500여 건, 3일 1만1100여 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하루 평균 7500여 건의 기기변경이 이뤄졌던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반면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은 단통법 시행 후 크게 줄었다. 지난달 하루 평균 2만1천여 건 수준이었으나 단통법 시행 다음날 6500여 건, 둘째날 8400여 건으로 급락했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KT와 LG유플러스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기기변경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보조금 혜택이 축소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 기기를 변경하면 보조금을 거의 받을 수 없었다.
중고 단말기를 개통하는 고객들도 늘었다. 지난달 SK텔레콤의 중고 단말기 개통건수는 하루 평균 전체 가입자의 7% 수준이었으나 단통법 시행 후 이틀 동안 10%와 11%로 증가했다. KT 역시 중고단말기 개통건수가 0.6% 수준이었으나 5.7%와 4.4%로 급증했다.
중고 단말기 개통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중고 단말기 또는 자급제 단말기 사용자에게 매월 요금제 실납부액의 12%를 할인해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가 제시한 보조금 액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